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평택 투어] 호국보훈의 달, 천안함과 연평해전을 떠올리며 해군 제2함대 안보견학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망각'이라고 한다.

잊고 싶은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것만한 고통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잊지 말아야 할 것까지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내가 행복하게 사는 오늘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바쳤던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존재하고 있음을

나 또한 아주 가끔 떠올릴 뿐이다.

그래서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면

작정하고 안보견학을 가곤 한다.

그동안은 철원, 양구, 화천 같은

최전방 지대를 다녔다면

올해는 오히려 내가 살고 있는 곳보다 남쪽에 위치한 평택에 다녀왔다.



평택은 우리나라 해군 제2함대가 있는 곳이다.

인터넷 해군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견학신청을 할 수 있는데,

몇몇 아는 분들과 함께 해군 제2함대 사령부가 있는 평택으로 갔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평택IC에서 빠지면 바로 인근에 해군2함대가 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서해수호관.

서해수호관 앞에는 낯익은 배 한 척이 전시되어 있다.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서 봤던 참수리 357호.



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실제 참수리 357호라고 하는데,

옆면에 표시되어 있는 빨간 자국들은

북한의 공격에 맞은 포탄 자국이라고...

실제 포탄 자국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진다.



서해수호관에서 두 편의 영상을 먼저 관람했는데,

천안함으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 이야기와

우리나라 초대 해군참모 총장의 부인 이야기...

그 뭉클한 사연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영상 관람 후 해군중위의 안내를 받으며 설명을 들었는데,

굉장히 박식하고 설명도 알아듣기 쉽게 잘해주고

친절하기까지 해서 이 분 덕분에 해군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좋아진 듯.



간혹 뉴스에서 듣게 되는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이

우리나라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하게 됐고,



NLL을 기준으로 남북을 나눴을 때 천안함 피격사건이나 연평해전이

어느 지점에서 일어난 것인지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뉴스에서만 접했던 터라 그리 강하게 실감하지 못했던 것을

이곳 해군함대에 와서 그 자료들을 직접 보니,

제대로 실감이 되었는데...



1999년에 일어났던 제1연평해전은

당시 대북 정책이 햇볕정책이었던 터라

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을

우리 해군함정이 NLL 북쪽으로 밀어서 보냈었다고 하는데,

당시의 모습이 생생이 담긴 귀한 사진 자료도 만나볼 수 있었다.



제1연평대전은 우리가 승리를 거뒀는데,

그 때 무기만 비교해봐도 우리측이 월등히 앞서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1연평해전에 패한 북한은 또다시 도발을 준비하는데...



2002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기적같은 4강에 오르고

터키와 3,4위 전을 치르는 날,

난데없이 도발해 왔으니 이것이 제2연평해전이다.

그 때는 우리측도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당시 총탄을 맞았던 박동혁 병사는 병원으로 후송되어 수술을 받았는데,

그의 몸에서 나온 총탄들은 그 무게를 다 합하면 3kg이나 되었다고.

3kg이면 저기 걸려 있는 총 하나의 무게!

그런 사연들을 들으면 나라를 지켜낸 이들의 숭고함이 더욱 크게 와 닿는다.

참수리 357호는 인양되어 지금 평택 해군제2함대에 전시되어 있고

뒷편 추모공원에는 제2 연평해전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이날은 어린이들도 와서 열심히 설명을 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 자료가 되어줄 듯 하다.

가족들이 함께 안보견학차 평택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의미있어 보인다.

이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두번 다시 없어야 할 터.



다음은 천안함 기념관으로 이동했다.



천안함기념관의 시계는 2010년 3월 26일 저녁 9시 22분에서 멈춰 있었다.

그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듯!



그리고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추모의 글들...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희생을 잊지 않는 것 밖에 없음을...



천안함은 사건 당시 폭파된 것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많았는데,

천안함 기념관에서 설명을 듣다보니

버블제트설이 꽤 설득력 있어 보였다.

당시 발견되었던 북한의 어뢰.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어뢰 안쪽에 저렇게 수기로 번호를 적어놓는 건

북한 어뢰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뢰가 어떻게 그 커다란 천안함을 반파시켰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데,



함체 아래쪽에서 수중폭발한 어뢰는 가스 버블을 만들고

그 버블이 수축했다가 터지면서 어마어마한 제트 충격을 일으킨다는 것.



버블로 거대한 배를 파괴시킨다는 것에 갸우뚱했지만

시뮬레이션을 보니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천안함기념관 앞에 전시되어 있는 배는 실제 천안함을 인양해 와 전시한 것이라고 하는데,



반파된 가운데 부분은 유리벽 안에 특별히 보존중.



천안함의 가운데 부분에 가서 올려다보니 

반파된 부분의 흔적이 생각했던 것보다 처참해서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저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큰 충격이 있었을까...


천안함이 받은 충격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있다.


첫째, 암초에 부딪혔다?

그렇다면 배의 앞부분이 충격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가운데 부분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기 힘들다.


둘째, 너무 오래 되었다?

천안함이 노후되어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의혹도 있는데,

천안함은 해군 함정 중에서도 아주 관리가 잘 된 배였다고 한다.

배의 노후 정도를 따지는 피로도가 불과 3% 밖에 안 됐다고.


셋째, 다른 함정과 충돌했다?

다른 함정과 충돌했으면 천안함 말고도 충격을 받은 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함정이나 잠수함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넷째, 갖고 있었던 탄약이 터졌거나 엔진이 폭발했다?

천안함을 인양하고 보니 엔진이 터졌다몀 바깥쪽으로 부풀어 있어야 할 선체가

안쪽으로 부풀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는 증거.

그리고 인양해온 천안함을 조사했을 때

탄약도 출항할 때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다섯번째, 외부에서 기뢰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그렇다면 외부에 화염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천안함에는 화염흔적이 전혀 없았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설득력 있는

천안함 반파 원인은 버블제트에 의한 것이 되었는데

실제로 어뢰추진체계도 발견이 되었다고 하니

버블제트설에 더욱 힘이 실린다.



실제로 전시되어 있는 천안함의 아랫부분을 보면

동그란 모양의 자국이 남아 있는데,

이를 버블제트 폭발의 버블 흔적으로 보는 것이다.




차라리 재난 영화 세트장이라고 하면 더 그럴 듯한

천안함의 실제 흔적들!

천안함의 내부도 궁금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대신 천안함기념관에

천안함의 내부 시설들을 재현해 놓은 곳이 있었다.

기관 조종실, 승조원 식당, 기관부 침실....

갑작스런 참사에 놀랄 겨를도 없이 저마다 있던 곳에서 그대로 산화한 대한의 아들들.

또 가슴이 먹먹~



시신조차 찾지 못한 46명의 순국자들.



저마다 꿈을 갖고 군생활을 하고 있었을텐데...

그들의 손때와 모습이 남겨져 있는 유품만이 꿈처럼 남아 있다.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겁니다.

저도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호국보훈의 달만이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한번은 가볼만한 평택 제2해군함대 안보견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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