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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으잉?
2. 헉!
3. 헐~~
4.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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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으잉?


이틀전에 있었던 일.
왕복 2차로 길을 차로 천천히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퍽 소리가  나더니 조수석 사이드미러가 접혀있더라구요.
차를 세울 곳을 찾으면서 뒤를 봤더니
어떤 아저씨 한명이 팔을 부여잡고
저를 따라오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2. 헉!


설마?
내가 사람을 친 거?
급히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뒤따라 오던 차가 내 차옆에 섭니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아주머니가 차창을 내리고 얘기하는데
제가 사람을 쳐서 아저씨가 다친 것 같답니다.
깜짝 놀라 아저씨 쪽으로 달려가
괜찮으시냐고, 병원 안 가봐도 되겠냐고 했더니
아저씨는 무지 아픈 표정을 지으시며
그냥 파스 값만 달라고 하십니다.
파스값이면 얼마?
되물었더니 그냥 알아서 달래요.
그래서 차로 와서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갖다 드리고
죄송하다고 거듭 말씀 드리고 돌아서 차로 왔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사고 소식을 전했던 그 차가
내 차 앞에 비상깜박이를 켜고 서 있습니다.
여차하면 피해자를 위한 증인이라도 되어주겠다는 듯.



3. 헐~


순간 이 상황이 어쩜 자작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작스런 상황에 놀라 생각을 못했는데
미심쩍은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나에게 돈을 받은 아저씨는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고

내가 사람을 쳤다고 알리고
마치 목격자로서 언제든지 증인으로 나서겠다는 듯 대기하고 있는 승용차 안 여인도 수상합니다

사이드미러가 접힐 정도로 부딪혔는데
병원은 안 가도 되고 파스값만 알아서 달라고 말하는 것도
어쩐지 미심쩍고...

무엇보다 사람을 칠만큼 비좁은 길도 아니었고
치고도 내가 쳤다는 사실을 인지 못할만큼
사고 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었던 것.

그럼 내가 만난 건 뉴스에서만 봤던 그 유명한 자해공갈단?



4. 에휴...


피해자인 척 하는 그 남자는
손으로 백밀러를 일부러 친 가해자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식으로 자해공갈을 해서
10명에게 파스값 만원씩만 받아도 하루 10만원.
게중에 마음 약한 사람들은
파스값을 2~3만원씩 줄지도 모르죠.

그럼 그 순간 내가 어떻게 했어야할까요?
내가 쳤다는데, 사이드미러가 접혔는데, 잡아뗄 방법도 없고
진짜 다쳤는지 병원가서 엑스레이 찍어보자 할만큼
한가한 것도 아니고
병원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파스값 달라는데
경찰 불러 진상 조사 하는 것도 유난스럽고
심지어 목격자라는 여인이 떡 하니 대기하고 있고...

어쩌면 그들 또한 그런 헛점을 완벽히 파악하고
이런 상황을 돈벌이로 악용하는 건 아닌지...

차라리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냈다면 전혀 아깝지 않을 만원이

악당에게 삥 뜯긴 것 같아 기분이 무지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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