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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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 후기♡

독서토론모임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김작가
댓글수26

한달에 한 번 있는 독서토론모임!

2018년엔 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임해보고 싶다.

2018년 1월 첫 독서모임의 책은 내가 추천한 책으로 선정이 되었는데,

그 책은

헝가리 작가 아고타크리스토프가 쓴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당시엔 이렇게 세권으로 나왔었는데,

최근엔 한권짜리로 묶여 나오고 있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고 하니,

엄청 심오한 철학서 같은데,

소설이라는 것부터가 반전!


그런데 소설도 그냥 소설이 아니다.

읽다보면 머리가 조금 아프기도 하지만

한 번 손에 들면 완독하고플 만큼 재미있고,

후반부에 가면 적당한 반전도 있어

꽤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독서토론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탓에

모임에 가기 전 간단한 간식 준비는 나의 몫!



모두들 퇴근 후에 독서토론모임으로 바로 달려오는 터라

이 간식들은 꽤 유용할 듯 하다.

처음에는 펼쳐놓고 먹었으나,

독서토론이라는 분위기 특성상 작은 몸짓 하나도 조심스러운 터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개별간식으로 준비!

10인분을 준비해갔는데, 아쉽게도 4명 결석! ㅜㅜ



드디어 시작된 토론 시간.


책을 읽은 첫 느낌에 대해서는


"작가가 정신분열증인가 싶을 정도로 혼란스럽긴 했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은 분명 있었다."


"굉장히 특이한 책이다.

두번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30%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되었는데

두 번 읽으니 비로소 50% 이해한 것 같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는 책 제목 때문에

과연 세가지 거짓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읽었으나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그 세가지 거짓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라."


등의 평들이 있었다.


책 제목은 적당했는가? 에 대해서는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애초에 이 책을 연작으로 생각하지 않고

2~3년의 시차를 두고 발표했는데,

그렇기에 하나의 제목으로 묶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특히 작가는

1부는 <커다란 노트>

2부 <증거>

3부 <세번째 거짓말>

이라고 각기 다른 제목으로 발표했는데,

번역해서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과정에서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라는 제목을 붙인 만큼,

다소 억지스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각기 다른 제목이 붙은 만큼

이 책은 형식이나 서술방식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데,

1부는 작은 제목이 붙은 단편 에피소드들로 이어져 있다.

1부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떤 고유명사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지역 이름이나 사람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특히 사람 이름이 전혀 나오지 않는데,

할머니, 장교, 목사, 하녀, 이웃집소녀....

이런 식으로 언급되는데, 이름이 없어도 책을 읽는데 전혀 어색함이나 혼란이 없다.

오히려 낯선 외국이름들이 나올때마다 인물과 매치시켜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고 나니

책에 더 집중이 잘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외국이름과 외국 지명이 나오지 않는 외국작가의 소설은

마치 우리 나라 소설인듯한 친근감마저 느껴졌다.


1부, 2부, 3부 중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 1부.

학교도 안 간 어린 쌍둥이가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건 어른을 능가한다.


그런데 그 어린 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 치고는

꽤나 자극적인데,

전쟁통이라는 배경이긴 하지만

수간, 윤간, 동성애 등

법과 질서가 비껴간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는

가장 원초적인 모습들엔 확실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아이들의 말과 행동도 전혀 아이답지 않게 묘사되고

사람을 죽이는 일에도 스스럼이 없는 등의 모습은

우리가 1부를 가장 충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1부의 끝에 쌍둥이 중 한명은 국경을 넘어갔고,

한명은 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때부터 혼란은 시작된다.



2부부터 쌍둥이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루카스와 클라우스,

2부는 할머니집에 남은 루카스의 이야기가 주로 펼쳐진다.

하지만 2부의 끝에 가면 클라우스가 등장하는데,

이 클라우스가 과연 진짜 클라우스인가,

아니면 클라우스 행세를 하는 루카스인가부터 혼란스럽다.

재미있는 사실은 루카스도 클라우스도 모두 글을 쓰는 일을 하는데,

1부에서 쌍둥이가 함께 살았던 내용은 루카스가 지어낸 소설이었다는 얘기에 우리는 멘붕에 빠지게 된다.


어떤 부분은 지어낸 이야기였다고 하고,

어떤 부분은 몽환적인 상상이고,

진실만을 정확히 캐치하며 읽는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오죽하면 작년 1년동안 한번도 쓰지 않았던 보드판이 이 책 때문에 첫 개시를 했다.



국경을 넘어간 것은 클라우스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루카스가 국경을 넘었다?

그럼 도대체 진짜 국경을 넘은 사람은 누구인거지?


책을 통독하고 책 내용의 큰 그림을 그려놓고 토론을 해도 부족한 판에,

이건 스토리가 읽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니,

토론의 방향도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결론은 작가가 처음부터 연작을 생각하고 쓴 게 아닌만큼

그것을 하나의 줄기로 맞추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아니냐는 것.

그래서 어쩌면 1부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수 있는데.

2부 3부가 괜히 사족이 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동일한 주인공이 나오는 만큼 작가는 분명 하나의 맥락으로 이었을 것이라고,

우리가 맞추지 못한 그 퍼즐 하나만 찾으면

어쩌면 아고타크리스토프는 아가사크리스티를 능가하는

천재 작가로 인정할 수도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 하나는

작가의 문체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는 것.

형용사와 부사를 배제하고,

작가의 감정마저도 전혀 개입되지 않은 담백한 글이었다.

작가의 글쓰기 철학에 대해서는 책 속에서도 잠시 언급이 되는데,

그 부분을 인용해보면,



우리가 '잘했음'이나 '잘못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주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 작문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것들, 우리가 본 것들, 우리가 들은 것들

우리가 한 일들만을 적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할머니는 마녀를 닮았다'라고 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들이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 라고 써야 한다.

'이 소도시는 아름답다' 라는 표현도 금지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 소도시는 우리에게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추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또한 '호두를 많이 먹는다' 라고 쓰지,

'호두를 좋아한다' 라고 쓰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좋아한다'는 단어는 막연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정확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

'호두를 좋아한다'와 '엄마를 좋아한다'는 같은 의미일 수가 없다.

첫번째 문장은 입 안에서의 쾌감을 말하지만

주번째 문장은 감정을 나타낸다.

감정을 나타내는 말들은 매우 모호하다.

그러므로 그런 단어의 사용은 될 수 있는대로 피하고,

사물, 인간, 자기자신에 대한 묘사,

즉 사실에 충실한 묘사로 만족해야 한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1부 p33~34 중에서>



한번 읽고 적어도 70%는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본 건 빙산의 일각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한번만 읽고 토론에 참석하는 것 부터가 애초에 무리였다.

두번째 읽으면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세 번 읽어도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우리의 독서토론모임에서 이 책을 해보자고 추천했던 것에 대한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내게는 다소 혼란스럽게 다가왔던 내용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이해되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던 마음,

그건 충분히 충족되었으니까.



어쩌면 시간이 지나 우리는 이 책을 다시 토론장으로 끌어올지도 모르겠다.

그 때는 이번에 얘기하지 못한 또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겠지?

독서내공이 높은 사람들 틈에서 난 오늘도 조금 성장한 걸로~




*  이 날 독서토론모임에서 언급되었던 다른 책들을 소개합니다.


완벽한 공부법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새의 선물

남아있는 나날

책은 다시 도끼다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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