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작가의 오프닝멘트 97]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엽전 세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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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오프닝멘트♡

[김작가의 오프닝멘트 97]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엽전 세닢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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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창과 불투명한 창이 있습니다.

어떤 게 더 좋을까요?


바깥을 내다보는 용도를 생각한다면 투명한 창이 좋지만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보는게 신경이 쓰인다면 불투명한 창 뒤에 가려져 있고 싶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투명하게 내보인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송광사 능허교에 가면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에 동전 세닢이 달려 있습니다.



이 동전은 조선 숙종때부터 이 곳에 걸려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사연인즉,

당시에 다리를 만들기 위해 신도들에게 시주를 받았는데

다리를 다 만들고 나니 엽전 세닢이 남았답니다.


당시 송광사의 주지스님은

다리를 만들기 위해 시주 받은 이 돈은

다리를 위해서만 쓰여져야 한다시며

혹시라도 이 다리를 고칠 일이 있거나

새로 다리를 만들때 보태어 쓰도록

남은 세닢의 엽전을 다리에 걸어두었다고 하네요.


'고작 엽전 세닢인데 뭐 그렇게까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엽전은 저 돈이 가진 돈의 가치로만 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훨씬 더 큰 돈을 불투명하게 꿀꺽하고도 당당하게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을 살다보니

저 엽전 세닢의 투명함이 더욱 깨끗하고 크게 와 닿습니다.


300년 넘도록 저 곳에 걸려 있는 엽전 세닢.

공적으로 모은 돈은 공적으로 쓰여져야 마땅하고

쓰고 남았으면 남았다고 밝혀야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한 것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잃고 사는 그 무언가가 분명 있기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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