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천안여행] 꽃작교와 함께 한 천안 하루 나들이 여행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매달 특별한 이벤트를 여는 벗들의 모임 꽃작교!

멤버는 달랑 세명이지만 어딜 가나 정말 재미있게 노는 여인들!



2018년 봄여행지는 천안으로 정했다.



천안으로 내려갈 때는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로 올라올 때는 누리로를 타고 왔는데

천안은 서울에서 한시간 거리라 기차요금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주말이라 고속도로는 많이 막히니

기차를 타고 하는 주말여행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천안 현지에 가서 돌아다니는 게 조금 불편할 뿐.


하지만 그것도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천안역 앞에서 400번만 타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을 모두 다 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 천안!!

사실 서울에 살면서 천안으로 여행갈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일 수도 있지만

어딘가로 떠났다는 기분을 느끼기엔 모자란 감이 있다.

그리고 천안으로 여행 간다고 하면

"천안에 뭘 보러 가?"

이런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딜 가도 즐기기 나름일터~



천안역 앞에서 400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그곳에 병천이 있다.

아우를 병(倂) 내 천(川)

내를 아우른다고 해서 병천,

다른 이름으로는 아우내!

병천은 순대거리로 유명하다.

크고 작은 순대집들만해도 50개가 넘는다는 얘길 들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유명하다는 박순자아우내순대를 찾아갔는데,

갈 때마다 긴 줄에 압도되어 감히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조금 이른 시간에 가니 줄 서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었다.

이 집이 유명해진데는 방송에 출연한 집이라는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모양이다.



메뉴는 순대국밥과 순대, 딱 두가지.

순대는 순대만, 내장만, 모듬 이렇게 3가지로 나뉜다.

우리는 순대만 넣은 국밥과 고기도 함께 넣은 국밥을 각각 하나씩과 모듬순대를 주문했다.



속초 아바이순대, 용인 백암순대와 더불어

우리 나라 3대 순대로 손꼽는 것이 천안 병천순대이다.

우리나라 3대순대를 모두 맛본 결과

내 입맛에는 천안 병천순대가 제일 맛있다.

순대를 먹을 때 껍질을 못 먹는데,

유일하게 껍질까지 먹는 순대가 천안 병천순대이다.



새우젓 올려 입에 넣으면

다른 순대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풍미와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작렬한다.



맛있는 음식일수록 술과 곁들이면 더욱 환상일터!

천안에 왔으니 천안막걸리 맛도 봐야지~



아직 본격적인 여행을 하기 전이니 간단히 한잔씩만~

짠~

좋다 좋아~



순대국밥을 잘 안 먹는다는 친구가

이곳 병천의 순대국밥은 먹을 수 있겠단다.

순대국밥에서 나는 특유의 누린내가 없다고 맛있게 먹는 모습에

이곳을 추천한 사람으로서 흐뭇~



나오면서 보니 그새 대기줄이 생겼다.



대기하는 분들의 항의가 많은 듯.

입구 안내문을 읽고 있자니 눈물겹다.


어쨌든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인 우리는

줄을 서지 않고 병천의 유명맛집에서 대기 없이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왔다.



순대골목 뒷편으로 가니

아우내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이 있다.

내년(2019년)이면 3.1 독립운동도 어느덧 100주년이 되는구나!

그 역사의 현장에 와 있다는 것이 비로소 실감난다.



우리가 유관순의 나이였다면

그렇게 용감히 앞장설 수 있었을까?

다들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한다.



천안삼거리에 호도나무가 많아

해마다 호도가 많이 수확되는데,

소비는 그리 많지 않아

어떻게 하면 이 호도를 먹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호도과자를 생각해냈다는 게 호도과자의 기원!

그 호도과자의 원조라고 하는 집이

바로 이 학화할머니호도과자이다.


천안역 앞에서도 봤었는데,

이곳 병천 순대거리에도 있네.

들어가서 한봉지 사먹어봤는데

갓 만든 뜨거운 것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다.



길을 걷다 만난 또다른 호도과자집!

튀김소보로 호도과자.

그 이름에 호기심이 생겨 사먹어봤는데...



바삭한 소보로 빵 안에 들어있는 호두와 팥크림.

흔히 먹는 호두과자와는 확실히 다른 색다른 맛이다.



식후 커피 한잔도 이곳에서~

꼭 어딜 가야 하고 꼭 뭘 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일찌감치 내려놓은 여행이었다.

그래서인지 발길 가는대로 가고,

발길 머무는대로 쉬는 시간들이 행복하다.



병천 거리에 보니

역사문화둘레길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의 중심엔 유관순열사가 있다.



18살에 세상을 떠났음에도

영원히 유관순 언니, 유관순 누나로 불리는 열사!



병천순대거리에서 30분 정도만 걸어가면 나오는 유관순 열사 사적지!



가볍게 산책도 할 겸 그곳으로 향했다.



기념관을 돌아보며 유관순 열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깊이 알게 된 시간.



입에서는 "삼월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하는

유관순 노래를 계속 흥얼거리게 된다.

어릴 적에 고무줄 뛰기 하며 많이 불렀던 노래였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그 가사를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다.



포토존에서 얼굴 넣고 사진 찍기~

만세 부르는 모습이 너무 리얼해서

얼굴이 나온 사진은 공개하지 않기로~ㅋ



유관순 사당 앞에 이르러

정숙하게 향 꽂고 잠시 묵념~

그렇게 목숨 걸고 되찾고 싶어했던 이 나라에 대해 잠시 상념~



유관순 같은 열사는 아니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이 시대의 여성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여성들!!



그 여성들이 다음 코스로 간 곳은 독립기념관!

병천에서 역시 400번 버스를 타면 독립기념관 바로 앞까지 간다.



독립기념관을 크게 한바퀴 도는 태극열차를 타보기로 했는데...



요금은 1000원,

돌아보는 시간은 10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독립기념관 후원을

차를 타고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서 좋았다.



워낙 넓은데다가 길이 여러갈래로 갈라져 있어

발길 닿는대로 산책해보는 것도 좋았다.



독립기념관을 돌아보다가 우리가 찾아간 곳은

조선총독부철거부재전시공원!


조선총독부 청사는 1926년에 서울 경복궁의 일부를 헐어내고 그 정면에 세워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일본식민통치의 본산이 되었던 건물이다.

광복 이후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사용되다가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8월 15일,

일제 식민지 잔재 청산의 의미로 철거하게 되었는데,

후세에 역사적 교훈으로 삼기 위해 부재(部材) 일부를 독립기념관에 옮겨와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보존하되 방치, 전시하되 홀대한다는 의미로 독립기념관 서편 부지에 구덩이에 매장하는 형식으로 조성했다는데,

첨탑과 정초석 등 총 17종 2400톤의 부재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은

얼핏 보면 그리스 로마 유적지 같은 느낌도 든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한버도 실제로 본 적이 없는데,

그 잔재들을 보니 얼마나 정성을 들여 세운 건물인지 알겠다.



조선총독부 잔재들인만큼 제대로 홀대를 해줘야 한다며 보여준 나의 벗들의 퍼포먼스!



독립기념관의 너무 외진 곳에 조성되어 있어

인적 드문 이곳!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우리의 분노를 담은 조선총독부 찌르기 발차기 샷을

핸드폰 세워놓고 셀카로 찍어야 했다.



7개의 전시관은 시간관계상 2개관만 돌아보고 다시 정문 앞 버스정류장으로 와

400번 버스를 타고 천안역으로~



천안역 앞 '조양식당'에서 오삼불고기로 간단히 뒤풀이~


가까운 거리에서 부담없이 갔다오자 했던 우리의 여행이

본의 아니게 역사탐방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식도락은 보너스~


1박 2일 시간 내어 멀리 떠나긴 쉽지 않지만,

휴일 하루 시간 내어 당일치기로 떠나보기에 적당했던 천안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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