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평창여행] 김작가, 이작가를 만난 후 물레방앗간으로? <이효석 문학관>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김작가가 이작가를 만났다.

ㅎㅎㅎ

가산 이효석 작가!!



뜨거운 여름햇살 아래서

태양이 달궈놓은 철제 의자에 앉아

이렇게 그를 바라보았다.



대관령 쪽에 볼일이 있어 가던 길에 들러본 이효석 문학관.

입구에는 작가를 상징하는 연필과

이효석 작가의 대표작을 떠올리게 하는 물레방아가 있다.



기둥은 책!

멋지다.

천장은 원고지!

참신하다.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의 중반 정도에 나오는 구절.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 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대궁 : 식물의 줄기인 '대'의 강원도 방언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오르면 금세 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메밀밭 위로 하트 모양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봉평은 천지에 이효석의 흔적이 퍼져 있는 듯.



이효석 문학관은 전시실을 제외하면 넓은 공원의 느낌이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들어오는 그림.

이효석 작가의 표현대로 메밀꽃의 풍경이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다.



한켠에 전시되어 있는 장날의 풍경.


소설 메밀꽃 필무렵의 첫장면이 떠오르게 하는 풍경이다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뭇군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군 각다귀들도 귀치않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이효석 작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초상화까지 잠깐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너무 좋아 공원을 걷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공원의 한가운데 집필중인 이효석 선생의 모습이 동상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살짜기 옆에 앉아 인증샷 한 컷! ㅎㅎ


그렇게 저서없는 김작가는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이효석 작가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영광을 누린다.



공원 벤치에 앉아있노라니 너무 시원해서 일어나기가 싫다.

강원도라 그런가?

확실히 바람이 시원하다.



이효석 작가에 대해 작정하고 알아보러 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른 터라

그렇게 이효석 문학관 주변만 살짝 돌아보고 나오는 길,

나의 발길을 유혹하는 이정표가 있었으니...



바로 물레방앗간. ㅎㅎ


이효석 문학관까지 와서 물레방앗간을 보고 가지 않으면

다녀갔다는 말을 못 하지 않을까?

하는 내맘대로의 의미부여로 내 발걸음은 차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이 아닌

상상 속의 물레방앗간으로 향한다.



관람객들을 물레방앗간으로 인도하는 길은 초반에는 나무데크길로 아주 편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가 흙길을 만나는데,

물레방앗간으로 가는 길이 다소 험난한 느낌. ㅎ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은밀한 역사가 이뤄졌던 물레방앗간.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나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 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 가는 일색이었지.


(중략)


날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놈팽이가 있는 것두 아니었네.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으나 성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날 판인 때였지.

한집안 일이니 딸에겐들 걱정이 없을 리 있겠나?

좋은 데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련만 시집은 죽어도 싫다지.

그러나 처녀란 울 때 같이 정을 끄는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가 되었네.

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밤이었어.


(중략)


첫날밤이 마지막 밤이었지.

그 때부터 봉평이 마음에 든 것이 반평생을 두고 나니게 되었네.

반평생인들 잊을 수 있겠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분명 소설인데,

이곳 어딘가에서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나올 것만 같다.



물레방앗간 안으로 들어가니

흐미~

어찌 인증샷 찍는 그림을 이렇게?? ㅎㅎ



같이 간 친구가 묻는다

왜 고전에 보면 물레방앗간에서 남녀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줄 아느냐고.

흠...

늘 상투적으로 물레방앗간이 등장하는데도

왜 물레방앗간이냐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듯.

친구가 말한 이유가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긴 했는데,

친구가 뭐라고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ㅎㅎ



이렇게 해서,

김작가, 이작가를 만난 후 물레방앗간에 다녀온 이야기는

여기서 끄읕~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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