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평창여행] 나는 쌍화차 마시러 전나무숲길이 멋진 월정사에 간다~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어느 여행지이든,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월정사는 그 기억의 포인트가 "쌍화차"이다.

어느 비내리는 가을 날,

월정사 찻집에 앉아 마셨던 쌍화차 한잔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월정사를 찾은 날은 햇빛 쨍한 여름날이었다.

아무리 쌍화차가 급하더라도

월정사의 명소인 전나무숲길은 걸어보고 가야 월정사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을 터.



평일 낮에 간 탓일까?

길은 고즈넉하기 그지 없다.



햇살은 뜨겁지만 울창한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니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걷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모자를 쓰고 계신 스님과 모자를 벗은 스님.

같은 길을 가고 계시지만 두분의 생각은 다른 듯~.



월정사 다람쥐는 인기척에도 놀라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나타나 제대로 포즈를 취해주기까지 하는데...



겁없는 다람쥐 녀석의 점심식사 풍경을 그렇게 잠시 훔쳐볼 수 있었다.



전나무숲을 찾기에 가장 인기가 떨어질 것 같은 계절 여름.

하지만 뜨거운 여름에도 맑고 시원한 바람이 있는 곳,

그래서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사시사철 사랑할 수 밖에 없나보다.



석가탄신일이 한참 지났음에도

월정사 들어가는 입구는 알록달록 연등이 수놓고 있다.



얼마 전 해인사에서 친절한 해설사님께 배웠던 금강역사!

이 분은 입을 아~ 벌리고 계시니 "아 금강역사" 님이시고,



이분은 입을 다물고 계시니 "훔 금강역사" 님이시구먼~

친구 앞에서 아는 척 좀 했더니,

친구가 대단하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ㅎㅎ



월정사 팔각 구층탑!

사찰의 탑에 대해서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탑 이름 속에도 음양의 조화가 있다는 사실.

수평으로는 보통 음의 수인 짝수를 붙이고,

수직으로는 양의 수인 홀수를 붙인다는 것이다.


탑의 단(檀)의 생김새는 보통 짝수 각형으로

가령 사각, 육각, 팔각으로 만들고,

탑의 층(層)은 보통 홀수 층으로

3층 5층 7층 9층으로 만든다.


그런데 월정사의 본당인 적광전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본당 안을 살짝 들여다봤더니 석가모니를 모시고 있는 것 같은데

본당 이름이 적광전?

보통 적광전이나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가모니를 모시는 본당은 "대웅전"이라 이름 붙이는데

이곳 월정사처럼 예외도 있나보다.



햇살이 좋아서 그런가?

월정사 적광전의 단청이 유독 화려해보인다.



월정사 경내를 거닐다보니 목에 염주를 걸고 있는 불상 모형이 눈에 띈다.

자신의 체온이 담긴 염주를 저 불상에 걸어놓고 간 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 계절,

사찰에 가면 모란이 눈에 많이 띈다.

얼마 전 합천 해인사에 갔을 때도

탐스럽게 핀 모란이 눈길을 끌었었는데...


모란꽃만 보면 절로 읊게 되는 시가 있으니...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꽃이 작약인데,

모란과 작약을 구분하는 법을 최근에야 알았다.

모란은 나무,

작약운 풀!



돌고 돌아 마침내 다다랐다.

내가 이곳 월정사에 온 이유이기도 한 월정사 전통찻집.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이 정말 황홀하다.



거기에 진한 쌍화차 한잔을 앞에 두고 있으면,

모든 시름과 근심을 내려놓게 되고,

내 안이 향기로움과 건강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쌍화차를 마시러 이곳 월정사까지 달려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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