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도

순복음교회 떠나 따로 시작할 수도

작성일 작성자 어깨동무

“순복음교회 떠나 따로 시작할 수도” 조용기 목사 문건 파문 조 목사 가족-순복음교회 갈등 ‘불길’ 커지나

한겨레신문 | 기사전송 2011/07/06 20:27

 

[한겨레]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실권 놓고 법정다툼중
교회서 조 목사 가족 사무실 환수결정에 문건 내
“가족공로 무시” “역할제한 약속 지켜라” 충돌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5·사진) 원로목사가 교회를 떠나 새로 목회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교계의 시선이 다시 그에게 쏠리고 있다.

조 목사가 ‘당회장앞’이라고 써서 서명한 것으로 돼 있는 이 문건은 조 목사가 소외계층 봉사를 위해 설립한 공익법인 (재)사랑과행복나눔 누리집(홈페이지)에 지난 3일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문건에는 “전 주(여의도순복음교회) 운영위에서 서울 여의도 시시엠엠(CCMM)빌딩 11층 사무실을 철수하라고 했다는 것을 <국민일보> 노조 보도에서 읽었는데, 11층은 내가 사용하는 층으로 내가 아내에게 사용토록 한 것을 나에게 한마디도 의논치 않고 이와 같은 폭력적인 말을 한것에 나는 크게 분노합니다. 장로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가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떠나 따로 시작할 작정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 문건 내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지난달 26일 당회에서 조 목사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써온 시시엠엠빌딩 사무실 등에 대한 환수를 결정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 자체만으로 보면, 3년 전 이영훈 목사에게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직을 물려준 뒤 줄곧 지지를 표명했던 조 목사가 현 여의도교회와 결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문건 공개 파문의 배경엔 조 목사의 가족과 여의도순복음교회 간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사랑과행복나눔 운영을 주도해온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씨, 큰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모자와 이를 견제해온 이영훈 목사 체제 사이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는 것이다.

두 세력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교회 안에서 이미 불거졌지만, 대외적으로 표면화한 것은 지난해 김·조 모자의 국민일보 경영권 장악을 막자는 취지로 꾸려진 국민일보 노·사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3월 발행한 특보가 배포되면서부터다. 당시 특보는 ‘이영훈 목사는 3월이면 쫓겨난다’ ‘고 최자실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공동설립자)의 딸인 김성혜 총장이나 아들인 김성광 목사(순복음강남교회 담임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후임 당회장이 된다’는 등 괴담이 떠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그 뒤 김·조 모자와 이 목사 쪽 여의도교회 사이에는 본격적인 대립 양상이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교계 인사들은 말하고 있다. 이 목사가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4월17일 당회에서 김·조 모자의 교회 안 역할을 제한하는 결의를 하는 등 모자를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 논란’이 확산되자 4월22일 조 목사는 여의도교회 새벽 예배에서 신도들에게 큰절로 사죄하며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 뒤 (재)사랑과행복나눔 회장과 이사였던 김씨와 대표사무국장이던 조씨 모자도 당회 결정에 따라 사직서를 내 갈등 양상은 어느 정도 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5월17일 조·김씨의 사표가 이사장이던 조 목사에 의해 반려된 것으로 전해지고, 조·김씨 쪽은 자신들이 내세운 김창대 이사를 대표이사로 등기하면서 두 세력 사이의 갈등은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순복음강남교회 장로인 김 대표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동창으로 후원회인 명사랑 회장을 지내고 이 대통령이 재산을 출연한 재단법인 청계의 감사를 맡고 있다. 또 한세대 이사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강남교회 장로가 임명됐다. 이에 대해 여의도교회 쪽은 김·조 모자가 현 정권 실세들을 끌어들여 교회에 맞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자가 빠진 가운데 임시 재단이사회를 열어 조용기 목사를 대표이사로 재추대하면서 별개로 이사진을 꾸렸다. 여의도교회 쪽에 의해 재단 기획경영실장으로 임명된 승인배 장로는 “우리 재단은 조용기 목사의 은퇴 뒤 구제사업을 위해 설립된 것인데, 김·조 모자가 유턴해 원로목사를 실권 없는 총재로 추대하고, 대통령의 동기동창을 대표이사로 앉힌 것은 애초 설립취지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항변했다.

별개 이사회를 꾸린 두 세력은 법정 다툼도 시작한 상태다. 조·김씨 모자 쪽은 자기네와 별도의 이사진을 선임한 교회 쪽을 견제하기 위해 570억여원이 5개 은행에 분산 예치된 것으로 알려진 재단 통장의 법인 인감과 계좌 변경을 요청해 이미 3개 은행에서 변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의도교회 쪽은 법원에 5개 통장의 예금 지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맞받았고, 김·조 모자 쪽 이사진의 ‘이사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교회 쪽은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경우 주무 관청인 보건복지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무시한 만큼 ‘김·조 모자 쪽 이사회’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문건 공개는 김·조 모자 쪽과 여의도교회 쪽 이사회가 재단 운영을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양쪽에 낀 조 목사가 모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여의도교회 쪽에선 두 모자가 조 목사를 압박해 문건을 받아낸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교회 쪽 홍보 관계자는 “원로목사와 이영훈 목사 사이를 음해하는 세력의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김·조씨 쪽에선 이영훈 목사와 장로들이 여의도교회를 세계 최대 교회로 일궈낸 가족들의 공로를 무시한 채 구제사업단체에서까지 쫓아내 씨를 말리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조 목사의 결점들을 가장 잘 아는 김·조 모자를 조 목사가 주저앉힐 수 없는 데서 문제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재단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조 목사가 김·조 모자의 사표를 수리했는지, 반려했는지를 증언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도 “공개된 문건으로 보면 사퇴하겠다는 조 목사의 진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공식 SNS [통하니] [트위터] [미투데이] | 구독신청 [한겨레신문] [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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