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나비 날개 같은 부드러운 오수에 빠진 봄날 오후
창문 아래 사월의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누군가 사랑의 전화 버턴을 꼭꼭 누루고 있다.


뜨거운 목소리 잊혀진 첫사랑의 귓불을 간지럽히고
화사한 성문이 잠든 몸을 깨워 열꽃의 뜸을 놓는다.


누구일까, 저렇게 더운 사랑을 온몸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내려다 보니 없다


아무도 없는 봄날 오후를 배경으로
담장안의 목련만이 저홀로 터지고 있다.




정일근 시인

 

1958년 7월 28일, 경남 양산시출생. 경남대학교 국어교육학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2004년 시힘 동인, 문화공간 다운재 운영

2003년 제18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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