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가슴 뛰는 첫경험을 꿈꾼다

(등산 244봉) 문경 구왕봉, (등산 245봉) 문경 희양산

작성일 작성자 아테나

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2018년 송년 산행 


▶코스 : 은티마을 위 도로끝 → 호리골재 → 전망바위 → 구왕봉 → 지름티재 → 희양산 → 성터  → 은티마을 원점회귀 

 

2018년 마지막 산행이 될 것 같다.

송년산행이란 이름으로 100대 명산 희양산으로 향한다.

조령산 촛대바위코스를 산행하며 하얀 바위산을 멀찍이 봤던 몇 년 전의 기억, 그리움처럼 남아 있었던 산이다.

 

 

은티마을 위로 난 길을 따라 간다. 포장길이 끝나는 곳에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

 

오른쪽 호리골재로 향한다. 길은 편안하고 부드럽다.

응달엔 흘러 내리던 물줄기가 얼어 하얗게 줄기를 이룬다. 그리 춥진 않지만 겨울임을 실감한다.


 

산이 높아지자 등산로엔 채 녹지 않은 눈길이 이어진다.

눈을 밟으며 걷는 길이 재미지다.

호리골재에서 악휘봉으로 가는 안내판을 만난다. 다음엔 저리로,,,,,,머리속에 악휘봉을 저장한다. 

 

 

능선에 오르자 시원한 전망을 선사하는 바위를 만난다.

시야가 트이고 겨울산의 속살들이 드러난다.

조금 더 진행하니 산의 한쪽면이 거대한 하얀 바위덩어리가 나타난다.

기암 괴석은 아니지만 통바위의 규모가 엄청나다.


 

너른 바위 능선을 지나 비교적 순탄한 오르막을 오르면 표지석이 앙증맞게 자리잡은 구왕봉이다.

아까 보았던 햐얀 바위위인 모양이다.

구왕봉 표지석 뒤로 하얀 속살을 드러낸 희양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하나가 완전히 온전히 돌로 이루어져 있다.

희양산의 명성이 저 바위 위에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구왕봉을 내려 서면 희양산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 바위가 나타난다. 하얀 모자를 뒤집어 쓴 듯한 희양산.

하얀 바위 사이로 혹, 데크로 된 등산로가 있는지 살펴 보지만 전혀 보이지 않고 올라갈 코스를 짐작해 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마음을 다잡고 구왕봉을 내려 간다. 바로 이어지는 가파른 바위 구간 내리막길이다.

본격적인 산행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매우 가파른 바위길에 밧줄만 간간히 묶여 있다.

땅 속을 찾지 못한 뿌리들이 몇 십 년을 컸을 듯한 굵기로 생명을 지탱해 주고 있다.

뿌리를 밟고 지나가기가 미안하지만 짚을 곳이 없어 발로 밟을 뿐만 아니라 손으로 매달리며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데크나 쇠난간이 없는 원시적인 길이라 기분은 좋지만 나무에겐 미안하다.

이렇게 지름티재까지 줄을 붙잡다가 뿌리를 붙잡다가 바위를 붙잡으며 내려간다.




 

평탄한 지름티재에 이르니 목책이 나타난다.

처음엔 등산로 표시목인 줄 알았는데 봉암사 땅에 들어오지 말라는 가림목이다.

지름티재를 넘어 희양산 정상까지 봉암사땅을 밟지 말라는 경고가 붙었으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

갑자기 목책을 뛰어 넘어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넓은 땅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스님들이 정진을 위해 절도 일 년에 한 번 밖에 개방하지 않는다 하니 용맹정진하려는 의지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긍정적인 해석으로 마음을 바꾼다.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자 바위들이 나타난다. 

밧줄이 묶여 있었으나 바위 크기가 나의 숏다리의 한계를 넘어 손과 발이 갈 곳을 찾지 못 한다.

거기다 약간의 얼음으로 미끄럽기까지 해 애를 먹는다.

겨울엔 찾지 않는 게 좋을 듯한 곳이다.

사진 찍을 엄두도 못 내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능선에 다다른다.



 

한 바탕 힘 빼고 다소 평탄한 오르막을 지나니 기분좋은 바위 능선길이다.  

커다란 넓은 돌 위를 기분좋게 걷는다.

두타에서 본 요강형 바위도 만난다. 요강바위에 앉아서 구왕봉을 조망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벌써 아련해진다. 구왕봉도 온통 바위산이다. 거대한 두 개의 바위가 붙어 있는 셈이다.

멀리 아래로는 봉암사도 보인다. 아직까지 봉암사땅이라는 게 정말 신기하다. 이 넓은 땅의 주인이 저 절이라,,,,





 

큰 바위가 막아선 막다른 곳이 희양산 정상이다. 

봉암사 터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성 플랫카드가 처져 있어 너저분하다.

희양산의 산세와 정상석의 위용을 봉암사의 금지문구들이 어지럽히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무슨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희양산을 봉암사가 망쳐 놓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약간의 반발심 같은 게 생겨 굳이 금지선을 넘어 들어가 점심을 먹어 본다.

짜릿한 기분과 더불어 녹지 않은 눈 위에서의 식사라 나름 운치가 있다.

정상에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나간다.

성터로 내려 가는 길이다.



 

 

성터가 나타나면 그 사이로 하산길이다. 은티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구왕봉을 오를 때와 비슷한 느낌의 기분좋은 흙길이다. 

워낙 힘들게 올라갔던 지라 내려오는 길은 그저 그만이다.

얼마 안 가 은티마을 출발점으로 돌아 온다.








그리웠던 희양산 산행이 2018년 마지막 산행이 되었다.

다소 위험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바위 타며 재미있었다.

산이 워낙 많아 다시 찾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가지 않은 악휘봉 방향으론 다시 찾아올 생각이다.

아직도 왜 내가 산을 찾는지 정확한 이유를 찾진 못했지만 좋아하는 산을 오를 수 있는 건강을 주심에 감사하고 2019년에도 여전히 산을 찾을 수 있는 건강을 주실 것을 기대하며 2018년 마지막 산행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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