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을 부끄러워하자

 

 




귀가 길에 자동차를 타고 가다 들었다. 삼성역을 지날 때 들었다. 그 사람네는 여기도 집이 있고 저기도 집이 있다고 한다. 강남에 아파트가 세 채라고 한다. 언제 그렇게 모았을까? 매우 궁금했다집히는 데가 있었다. 결국 아무것도 물어 보지 않았다. 너무나 비교 되었다. 출발은 같았으나 엄청나게 벌어졌다. 불로소득도 실력일까?

 

아나타삔디까는 금융업자였다고 한다. 무역을 해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마치대항해시대 동인도회사처럼 아나타삔디까는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에게 돈을 빌려 주고 성공보수를 두둑하게 받았다고도 한다. 일종의 보험을 겸한 중개무역이라고 볼 수 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말한다. 아나타삔디까는 무역과 금융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이다. 이것도 실력일 것이다. 아나타삔디까는 요즘 말로 재벌이었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있다. 세금을 엄청나게 많이 내는 부자가 되었다. 성공스토리를 들어 보면 실력임에 틀림없다. 어려운 시절은 마치 성공하기 위한 과정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만이 감지 되었다. 재산형성을 성공과 동일시 하는 것에서 자만을 보았다.

 

소유로 인하여 엄청나게 벌어졌다. 부동산투기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었다. 평생 먹고 살 돈을 마련한 것이다. 노후대책이 완벽하게 마련된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기회이자 행운이었다. 이것도 실력이라면 실력일 것이다.

 

불로소득도 실력은 실력이다. 불로소득으로 재산이 불어 났을 때 자만도 함께 성장한다. 배우면 배울수록 배운자의 자만이 커져 가듯이, 소유를 하면 할수록 부자의 자만도 커져간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에게 자만이 생기면 목이 떨어진다. 어리석은 자에게 기술과 지위와 재산이 생겨났을 때 그것으로 인하여 퇴락한다.

 

커다란 똥덩어리를 가진 똥벌레는 작은 똥덩어리를 가진 똥벌레를 무시한다. 어리석은 자의 돈은 똥과 같은 것이다. 소유하면 할수록 자만도 커진다. 불로소득이 실력인줄 알고 당연시 여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불로소득으로 인하여 희고 고운 손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출가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출가자가 소유하면 허물이 된다. 수행자가 소유하면 할수록 청정한 삶에서 멀어진다. 청정한 삶을 살려면 무소유가 되어야 한다. 수행승이 탁발 하는 것은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그날 그날 탁발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을 때 자만이 있을 수 없다.

 

소유의 행복이 있다. 정당한 노력에 따른 것이다. 이마의 땀과 팔뚝의 힘으로 재산을 축적했을 때 비난 받지 않는다. 소유의 행복보다 더 수승한 것은 향유의 행복이다. 소유한 재산을 베풀고 나누는 삶이다. 가장 수승한 행복은 허물없는 행복이다.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청정해졌을 때의 가장 큰 행복이다.

 

아무리 많이 소유하고 있어도, 아무리 베풀고 나누어도 허물없는 행복에 미칠 수 없다. 그래서 현명한 자라면 통찰하면서 양자를 모두 안다. 그러나 그것은 허물없는 행복의 십육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네.(A4.62)라고 했다.

 

한 스님이 생각났다. 해제가 되어 만행을 다니고 있다. 스님은 절이 없다. 마땅한 거처가 없는 것이다. 이 절 저 절 객승이 되어 떠돌아 다닌다. 어느 절에서는 방이 없다고 하여 모텔에서 잤다고 한다. 다들 토굴하나 마련하여 살고 있음에도 여기서 하루 밤 저기서 하루 밤 보낸다. 통장 생각이 났다. 그 동안 잊고 있었다. 주소록을 보니 계좌번호가 메모 되어 있다.

 

보름달이 떴다. 별은 아무리 밝아도 달빛의 십육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도시의 보름달은 가로등만 못하다. 그럼에도 보름달을 바라보면 풍요롭다. 이 절 저 절 만행하며 다시는 수행자에게도 보름달은 풍요로울 것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오늘만 같아라.

 

 

2019-09-1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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