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속병을 들고 찾아왔다

 속병 앓는 사내 하나 

 코스모스 한창인 아리수 강변에 선다.

 

 쓸쓸한 것만 밀려오는 강물은 쓸쓸하다

 외로운 것만 밀려오는 강물은 외롭고

 고독한 것만 밀려오는 강물은 고독하다

 그리운 것만 밀려오는 강물은 그리운 몸살만 앓고

 회환(悔恨)만 밀려오는 강물은 시리고 아프다

 

 저무는 강둑에 해 떨어지고

 가로등 불빛 창백한 얼굴 강물에 떨어진다

 소리 없이 지는 꽃잎 앞에

 귀뚜라미 가슴 허물어지는 소리 뼈골에 사무친다

 

 한 목숨 땅에 지고 가는 슬픈 이별 앞에

 속병 깊은 강물,

 고립孤立의 잔물결 일으키며 온 몸으로 흐느낀다

 

 계절의 바람이 불면

 가을은 속병을 둘고 찾아 와

 삶은 또 다시 상처를 건드린 듯 시리고 아프다.

 

 강물 깊어, 달빛마져 깊은 강둑엔

 귀뚜라미 갈빗뼈 속절없이 허물어지는데

 어둠 깊은 아리수 강변  

 가을 속병 앓는 사내 하나 

 강변의 검은 돌 되었나니. 

 

 // 가을 타는 강가에서._ 북을._

        

 

 한강 둔치 코스모스 꽃밭에서._ 2017.10월 

  

멀티미디어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