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대戀主臺에서


  

     과천향교 지나 깔딱고개 넘어

     관악산 연주대를 오른다

 

     얼마 전,

     태풍 링링이 태질한 산길은

     못 견딘 쓰라림에 찢기고 부러지고

     뿌리마져 뽑힌 채

     지천이 쑥대밭이 돼 있었다

 

     온 나라를 태질한 저 태풍처럼

     속절없는 반골反骨들이

     한 평생 개미처럼 살아온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대못을 박는다

 

     나무아미타불 바위를 지나니

     가을 햇살 한 자락 타는 곳에

     산들꽃이 피어 있다

     달맞이꽃 배향초 고들빼기 며느리밥풀꽃

     그들은 서로 가슴을 맞대고

     등불 밝히며 희망을 지피고 있다


     연주암 드는 돌계단을 밟는다

     의관을 갖춘 노승이 저만치 걸어 간다

     한 평생 구도의 길을 걸어왔을 장삼 자락에

     시간의 무게를 드리운    

     핼쑥한 노승老僧의 뒤태가 가을을 닮았다  


     경내 종각 뒷길을 돌아들자

     저만치 천길 벼랑 끝에

     연주대戀主臺가 걸려 있다

     내 나이 서른에 첫 조우했으니

     벌써 세월의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살아온 일들이 아쉬움이었고

     살아온 일들이 고뇌에 찼었고  

     살아온 일들이 고통이었고 

     살아온 일들이 슬픔이었고                

     살아온 일들이 그리움이었다

 

     저녁노을 저물어 풀벌레 소리 깊어지고

     산정에 둥그런 달이 뜬다

     저 달이 뜨면

     그리움이 목을 축이고

     온 몸이 그리움에 젖어

     산을 적신다 산을 적신다

 

     이우는 계절의 산정에서

     달빛에 몸 씻고

     달빛에 마음 씻으니

     산이 되고 싶다 산이 되고 싶다. <북을>


   



*연주대 웅진전의 모습*




* 좌측 세월에 밀려난 저 돌계단을 밟고 연주암 경내로 들때 참 운치가 있었던 기억을 더듬는다*





*관악산 정상 풍경*





*산정에서 바라본 청계산이 선명하다. 좌측 봉우리가 매봉, 맹경대, 이수봉, 그리고 그 마지막 봉우리가 국사봉이다*





*나무아미타물 바위*





*며느리밥풀꽃*





*관악산 연주암 경내에서*



  관악산 연주대 산행길에서._2019.9._북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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