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등, 시 간 의 흔 적 들 ~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나니, 암자로 가는 길에서

작성일 작성자 북을

 

암자로 길을 나선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벗어나, 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는 그곳에 가면, 신선한 선계仙界가 존재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새벽 현관문을 밀자, 조간신문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신문을 드니, 집집마다 가뿐 숨 몰아쉬며 배달했을 어느 청년의 온기가 아직 묻어있다. 

 

첫 지면은, 온 나라가 붉은 목청의 도가니로 들끓고 있다. 

 

 

 

 최씨 성을 가진 한 여자가, 도화선이 되어, 이 나라가 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속절없이 추락한다.

 

권력의 단 맛에 녹아든 한 여자가. 듣도 보도 못했던 한 여자가, 어느 날 검은 선글라스를 머리에 걸친 채 나타났다.

측면으로 돌아보는 그 여자의 음융한 눈빛이 내림 피를 이어받아, 추악醜惡했다.

 

그 여자의 그런 모습 속에, 한순간 온 나라가 난장의 도가니로 빠졌다.

그 여자가 권력의 2인자로 군림하며, 나라 구석구석에 추악醜惡한 촉수를 뻗어 천하를 농락하며 선무당 굿판을 벌린 것이다.

 가만히 보니, 나라를 절단 내는 사악邪惡한 여자였다.

 

그 막나니 선무당 앞에선, 국가의 용마루를 떠받드는 든든한 기둥인 관료들은 속이 텅 빈 껍데기들이었고,

그 대들보인 참모진와 비서진들은 검은 이빨을 감춘 내시와 다름이 없었다.

 

그 천박한 선무당과 내시들의 배후엔,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가 있었다.

 

 

 

분노에 찬 민심이, 그 천심이, 오늘도 피 끓는 목청을 쏟으며 거리를 휩쓴다.

 

이 뜨거운 의기의 혼들이 팔도 곳곳에 서릿발 날이 서서 끝없이 붉은 강물을 이루며 하늘과 땅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저들의 서릿발 뜻이 저토록 서슬 퍼렇게 서렸음에도,

최고 통치자인 그는 그럴수록 맹한 독기를 품으며, 나라의 운명이 걸린 명운을, 오기와 독기로 버티고 있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나라가 이 지경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피를 흘리는 판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자들은 얄팍한 탈을 쓰고 세속의 명리를 쫓는다.

그들은 늘 구국이란 얄팍한 분칠을 한 채, 음습한 곳에 음흉한 똬리를 틀고 있는 교활한 뱀과 같이 노림수를 노린다.

기회가 오면 번들거리는 대가리를 빳빳이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며 바늘처럼 독한 눈빛을 세워,

포악하게 상대를 공격하여 사지로 몰아 넣는다.

 

보았는니.,

 

역대 최고의 권력자들의 말로는 하나 같이 비운에 쓰러져갔던 것을.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 갔고, 하나 목숨, 벼랑 끝으로 스스로 던지지 않았던가.

끝없이 검은 비운에 휩싸여 몸부림 치는 이 나라 권력자들의 비참한 말로가 두 눈에 송곳처럼 박힐진데,

 

그럼에도 그들은 아직도 번들거리는 뱀의 대가리를 쳐들고 환각 같은 권력의 단맛만 쫓지 않던가.

  처절한 자기 성찰로 권력의 본질을 익히지도 않은 채.

 

참으로 답답한 사람들여!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여!

 

  

 

시대의 “선비”는 세속과 명리를 쫓지 않았다.

 

그 시류에 영합하지 않았으며 인仁과 의義를 쫓으며, 그 한 목숨 초개처럼 걸었던 결기가 있었다.

그 결기가 끝없는 내.외적 격량 속에서 사직을 지키고 나를 지켜온 정신이었지 않았던가.

그들은 임금께 서슴없이 직언을 하고 쓰디쓴 간언을 서슴없이 했다.

그랬기에 그 죄를 물어, 숱한 선비들이 귀양길에 올랐으며, 그 쓰린 귀양의 세월 속에 때론 사약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선비는 목숨 하나로 어지러운 시대엔 대쪽 같은 결기로 맞섰으며, 그 중심축을 잡아주는 우직한 기둥이었고 대들보였다.

 

오늘을 보니,

그런 결기에 찬 우직한 ‘선비“는 간데없고, 어찌 이 참혹한 현실만이 어지럽게 소용돌이 치는가.

 

 

 

이 세상이 그 얼마나 허술하고, 허접하고, 하찮았기에,

그 추악한 내림 피를 받은, 그 사악한 선무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막나니 독무를 추었던가.

분노한 민심이, 천심의 그 분노가 얼마나 뜨겁게 끓어올랐기에 서릿발 같은 붉은 목청들이 이처럼 붉은 강물의 띠를 이루는가.

 

나는 다시 묻노니.

 

이 시대 최고의 통치자인 그가 꿈꾸어 왔던 세상이 과연 이런 추악한 세상이었던가.

이 참혹한 현실의 모습들이 그가 지금까지 진정 꿈꾸어 온 세상이었던가.

 

참혹하게 자빠진 이 현실 앞에, 강물이 뼈를 치는, 이 뼈아픈 질문을, 뱉지 않을 수 없나니…….

 

 

 

그 분노한 피가 얼마나 뜨겁게 들끓는가.

 

지방의 어느 포크레인 기사가 중무장을 한 채 대검찰청 청사에 나타나났다.

오금이 저리고 간이 떨리는 그곳에 쇳덩이로 중무장된 포크레인을 몰고 나타난 그는,

세상을 모조리 갈아엎을 듯 격분한 심정을 사납게 휘두르며 그 심경을 울부짖듯 토했던 것이다.

 

나는 이 추악한 시대에, 그 기사분의 안부가 참으로 궁금하나니.

 

부디, 올곧어 선량한 그 “포크레인 의사義士”에게 후한 선처가 내려지길,

무사히 그의 가족 품으로 귀로하길  염원하나니.

 

 

 

 

 

 

 

 

 

 

 


이제 들끓는 분노를 거리에 쏟아놓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선인의 말에, 수류화개水流花開,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 하지 않던가.

물을 만나 꽃을 피웠으면, 때가 오면 그 꽃이 지고, 그 낙엽은 뿌리로 돌아가는 법이다.

 

맹한 독기와 오기로 버티는 그를,

서둘러 옷고름 치맛자락 갈기갈기 찢어서, 우리의 부끄러운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추태를 기어코 보겠단 말인가.

아니, 그런 추태를 교묘하게 부추켜서,  

차권을 노리는 또 다른 자의 교활한 본성을 자극하는 노림수에 희명을 지르게 하는 우를 또 다시 범할 것인가.

 

바다 보다 깊고, 태산 보다 무거운 그 깊은 뜻이, 이 땅과 하늘에 뜨겁게 전달되었으리라.

그러니,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나니.

 

부릅뜬 두 눈으로, 이제 조용히 그 천심의 심판을 기다려야 하리…….

 

 

신흥암 가는 길에서._ 북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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