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때 생각나는~~ 호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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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때 생각나는~~ 호스피스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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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때 생각나는~~ 호스피스

해마다 수능일이 되면 생각나는 환자가 한분 있다.

당시 환자는 55세/남

 

 2년 4개월 전에 전립선암 진단 받으셨고 척추와 뇌에 전이되어  왼쪽눈 시력 상실, 척추 신경 차단술 하였기 때문에 하

 

신이 마비되어 혼자서는 이동이 불가한 상태로 병원에서 1개월 정도의 여명이 남았다고 했으며 가정에서 증상 조절만

 

하고 있던 상태였다.(우리가 방문했을때는 그 1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아직 젊은 나이라 남겨질 가족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인 부담감과 신체적 통증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한 날들이었다.

 

환자의 아내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딸은 법대생, 아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고 있었고

 

환자의 어머니가 간호를 하고 있었다.

 

환자는 병색이 완연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봉사자들과 자주 방문하여 신체 간호와 심리적

 

인 지지를 해 드렸더니 가족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하시고 우리의 방문을 기다리시기 까지 했다.

 

누워서도 가족들의 모든 일을 지켜 볼수 있게 또 환자가 필요한 것을 가족중 누구라도 도와 드릴수 있도록  거실 한 가운

 

데 환자용 침대를 두고 누워 계셨으며 필요할때는 휠체어를 이용해서 이동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험생이 있으니 ~~~

 

 

옛날에 그랬지만 수험생이 있는 집에는 방문하는 것, 전화하는것도 조심스러운 일인데 환자가 있으니 방문객도 많고 밤

 

에 통증이 심해서 밤새 환자가 앓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가족들의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병원에서는 1개월 정도 여명이 남았다고 했지만 우리가 방문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수험생도 있고 가족들도 조금 쉬어야 했기에 조심스럽게 입원 하시기를 권하였지만 환자는 거절했다

.

---병원 보내 놓고 데려오지 않을거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었다. 

 

환자 본인도 여러가지 증상들 때문에 힘들게 지내시니 입원 하시면 도움이 될것인데도불구하고  거절을 하시니~~

 

환자의 손이 닿는 곳에 진통제를 두었기 때문에 필요할때 얼마든지 혼자 드실수 있는데도 재수생인 아들을 불러서 약을

 

달라고 하고 약 뿐 아니라 다리가 저린다고 주물러 달라고 까지 그것도 다들 잠자는 시간에~~

 

이런 이해가 안되는 일들을 아들은 아무 말없이 다 들어주고 어느날 부터는(10월 이후- 수능이 11월 둘째주) 오전에만

 

학원을 가고 오후에는 집에서 아버지 병 수발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대학을 준비 할 정도로 실력도 뛰어나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온 마음을 다해도 부족할

 

이시간에 아버지 병간호를 자처하니 안타까운 마음에 아들에게 아버지 간호할 사람도 있고 우리도 이렇게 자주 오니 수

 

능일 까지만이라도 공부에 집중하라고 했더니

 

시험은 또 볼수 있지만 아버지는 지금 아니면 안되지 않느냐고 하는 말에 더 이상 말리지 못했다.

 

어쨋던 수능 전날 찹쌀떡과 초코렛을 준비해 가서 환자와 같이 포장을 해서 아버지의 정성을 아들에게 선물했다.

 

환자는 아들 수능 끝나고 12월 초 선종하셨는데~~

 

아들은 아버지 임종을 지키려고외출도 하지 않고 며칠을 환자곁에서 지키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환자의 임종이

 

시작되자 출근한 엄마에게 전화를 하러 잠시 방으로 들어간 사이 1분도 채 안되는 사이 환자는 선종을 하셨다.

 

아들은 -내가 임종지키려고 며칠을 보냈는데 이렇게 숨을 거두면 어떻게 하냐고- 얼마나 크게 목 놓아 우는지 주위에 있

 

던 모든 사람들이 말릴 정도 였다고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품도 없애지 않고 아버지가 사용하던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상실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환자에게 아들 수능일 까지 서로를 위해 입원을 권할때 환자가 거절했었던 일 

 

본인이 해결할수도 있는데 굳이 아들에게 진통제 달라고 했던 일

 

잠 자고 있는 아들. 공부하고 있는 아들에게 다리가 저린다고 주물러 달라고 일

 

내가 이해 못했던 이 모든 일들이 환자가 아들과의 사랑을 나누는 방법이었다는 사실을 한 참후에야 알게 되었다.

 

통기타 세대였던 환자와 즐겨 부르던 노래, 그 노래에 담겨 있던 추억 이야기, 부인과의 사랑이야기, 젊은날의 야망등

 

그 환자와 함께 했던 시간 지금도 내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다.

 

 

해마다 수능일이 가까워 오면 절이나 성당, 교회에서 기도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우리 부모님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아이들 대학 보내면서 가슴 졸이고 마음 떨렸던 순간들 그렇게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수능, 대학입시 이

 

모든일들이 지나고 보니 그냥 우리삶의 일 중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것...... 

 

해마다 수능이 다가오면 더 생각나는 환자 

 

--지금 천국에서 행복한 시간 되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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