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없이 빈둥거리며 하루에 세끼밥을 꼭꼭 챙겨먹은 노인네를 '삼식이'라고 부른다.

근래에 생겨난 신조어다.

힘의 균형이 바깥노인에게서 안노인으로 쏠리면서 나타나는 노인세계의 풍속도다.

작년 말 아파트경비원을 그만두고부터 나도 어쩔 수 없이 삼식이가 되었다.

 

올봄, 고향동네에 함께 살았던 뒷집, 동희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얘기끝에 아파트경비원을 그만두고 요즘은 삼식이 노릇을 한다고했더니 누나가 말했다.

"너는 니 식구 눈치보고 살지 않지. 니 안사람을 한 번도 못 봤지만 설마 니 식구가 마음고생시키지는 않겠지."

 

동희누나와 통화해본지도 오래되었다.

점심먹고 동희누나에게 전화 한 번 해봐야겠다.

맑은 목소리 들어가며 옛추억에 젖어봐야겠다.

고향집 뒷산엔 지금쯤 갈바람 불겠다.

앞산 사모봉 중턱엔 밤이면, "구구구구 구구구구!" 산비둘기 울겠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