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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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리꽃

하늘과 바람과 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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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유정(鶴遊亭) 가는 길에
참나리꽃이 피어났다.
곱다. 참 곱다.
옛날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닐 때
내동무 동식이네 집, 담 밑에도
해마다 이맘때면
저리 고운 참나리꽃이 피어나곤 했다.
우린, 참나리꽃을 '호래이 꽃'이라고 불렀다.
호래이 꽃은 참나리꽃의 경상도 문경 지방 사투리다. 또 '호래이'는 호랑이의 사투리다.
고향마을에서 함께 자랐던 동식이는 탄광에 오랫동안 근무를 해왔다.
그 친군 발파면허를 가지고 있는 화약관리 전문가였다.
10여 년 전, 동식이가 공사현장에서 발파를 하다 날아온 돌에 얼굴을 맞아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

입원 치료를 받고 한동안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요즘에 들어서서 아주 말이 어눌해졌다.
전화를 걸면 이런저런 성인병으로 비실되는 내게 "친구야, 너는 건강하지!"라고 한다.
"그래, 그럭저럭 그렇게 지낸다. 몸살 추스르고 밥 잘 먹고 잘 자렴 친구야. 우리 시절 좋아지거든 한번 만나자."
"그렇자꾸나."

길가에 곱게, 곱게 피어난 참나리꽃을 바라보며 그 옛날 어릴 적 까까머리 친구 동식이 얼굴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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