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일본 고딩에게 배우는 왕따 안되는 법-영화'내일의 나를 만드는 법'

작성일 작성자 김홍기

 

S#1-해피엔딩을 위하여

 

요즘 이상하리 만치 교과서적인 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어제 소개한 <귀를 기울이면>의 인기에 힘입어 두번째로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은 한편의 영화를 골랐다.

 

제목도 참 좋다. <내일의 나를 만드는 방법> 굉장히 교과서적이고 뭔가 영화 자체의 줄거리가 이미 상상되지 않는가. 원제를 정확하게 해석하면 '내 자신이 되는 방법'이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랄까? 영화는 가볍고 메세지는 행복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녹록치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방샤방한 여주인공의 귀여운 모습에 영화를 끝까지 볼수 밖에 없다.

 

예전 같으면 저런 아가씨랑 사귀고 싶다고 했겠으나......요즘은 어디서 저런 딸 하나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가져본다.

 

이 영화엔 일본사회의 작은 단면, 그 중에서 학교 내의 이지매 문제를 파고드는 문제다. 그렇다고 사회적 논평을 늘어놓거나 철학적인 해결책을 기대하진 말자. 물론 여고 1년생에게 이런 답은 논술시험에 나오지 않을거면서 괴롭히는 건 민폐다.

 

주인공 오오시마 주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범생이 기질이 가득한 아이다. 부모의 기대에 따라 잘 자라주었지만 (사실 이렇게 말하면 한국의 대부분의 여고생이 여기에 포함된다) 뭐 그저 내세울거라곤 별로 없는 평범소녀다.

 

여기에 반해 하나다는 반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중학교 시험을 치루고 교실에 돌아와보니 하나다는 하루아침에 왕따를 당하는 아이로 변해 있었다. 아이들의 이지메는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되었고, 결국 시골로 전학을 간 하나다.

 

 

그런 하나다를 위해, 메세지를 보낸다.

주리는 그녀를 위해 <히나와 고토리의 이야기>란 연작의 이야기를

메일로 들려준다. 결국 이 이야기 덕에 하나다는 다시 학교에서 인기를 얻는다.

주인공 주리는 문예반에서 인정도 받고, 학년대표로 인사문까지 낭독한다.

 

 

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스토리가 단순한 듯 하면서도

일본사회에 대한 상당히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는 감독의 시선이 보인다.

이지메 문제를 생각할 때마다 한국사회도 요즘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않기에, 그 원인이 뭘까 혹은 해결책이 뭘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영화를 보며 느끼는 것은 주리가 살아가는 일본사회는

매우 개개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사회라는 점, 개인이 거대한 조직의 일부로서

그 역할을 다할 때 자기 정체성을 비롯,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수 있는 사회란 점도 눈에 띈다.

 

 

결국 이지메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게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자세히보면 아이들 개성이 하나도 없다. 나 자신의 소중함 보단, 나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 학교 등등의 부수적인 관계들이 나를 규정한다고 이야기하는 셈이다.

 

소설 속 히나(하나다)를 위해 그녀의 연애에 까지 개입해 성공을 거둔다. 고토리는 메세지로 일일히 어떻게 첫만남을 가질 것이며, 행동해야 하는 지를 일일이 코치한다.

  • ◆ 소품은 하얀색으로 준비할 것
  • ◆ 최대한 청순함을 드러낼 것
  • ◆ 고개를 갸웃거리며 귀여운 표정을
  •     상시 지을 것
  • ◆ 첫 대화는 취미를 물어볼 것
  • ◆ 차는 라떼 로얄을 시킬 것
  • ◆ 이메일 문장은 항상 의문형으로 끝낼 것.

이 영화에는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 그러나 자살로 인생을 마친 다자이 오사무의 글이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한다. 혹시 인간실격이란 소설을 보신 적이 있는가?

 

나쓰메 소세끼의 <마음>과 더불어 전후 일본 문학시장에서 600만권 이상이 팔린 베스트 셀러다. 이 소설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영화 속 주리가 쓰는 소설의 줄거리와 상당히 닮아있다. 타인의 앞에서는 익살맞은 짓을 하며 진짜 자신을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는 남자의 인생을 그 남자의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주인공 "나"는 다자이 오사무는 아니고 오오바 요조라는 가공의 인물로, 소설가가 아닌 만화가라는 설정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고토리가 써가는 이야기 속 히나는 하나다가 아니라 되고싶은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하여튼 이 영화는 학교 내 왕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문제는 그 팁이라는게,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내 관점에선 너무 집단주의적인 일본사회의 면모와, 그 곳에서 살아남기 방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랜동안 일본인 친구와 사귀였던 나로서는,

그런 모습들이 아련하게나마 이해가 간다.

 

고토리가 말하는 이지메를 피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아침에 지각하지 말고 학교에 빨리 갈것

  2. 학교에 도착 후 수업 전 반드시 친구들과 수다를 떨 것

  3. 같은 그룹의 아이들과 같은 취미를 가지며 활동할 것

  4.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유행을 만들어 교실에 퍼뜨릴 것

  5. 즐거웠다란 말을 자주 할 것

  6. 나는 항상 좋은 아이라고 아이들에게 말할 것

  7. 자신감에 빠져 자랑하지 말 것

  8. 성적은 평균 3점은 유지할 것

  9. 담임선생의 별명을 지어줄 것

  10. 친구 생일에 가장 먼저 축하해 라고 말해줄 것

이렇게 하면 소녀들의 인생은 해피엔딩으로 마친단다.

방법론에 대해 곰곰히 따져보면, 튀지 않고, 건방지게 행동하지 않고

긍정의 말을 자주 하라는 뜻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개성없는 집단주의 속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영화 속에선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매우 교과서적인 메세지로 끝을 맺는다.

 

<귀를 기울이면>에서도 음악이 좋더니 이 영화도 끝에 나오는

노래가 아주 좋다. 가사도 아주 그만이다. 그 중에서 생각나는 가사

"날씨가 어정쩡해서 확실하지 않을 땐, 일기예보를 보지 말고 우산을 준비해

힘들고 어려울 땐, 허접한 우산이지만 같이 맞으면서 가보는 거야"

 

개인적으로 드라마 속에 나오는 모든 여학생들이 귀엽다

그들의 말처럼 가와이....다.   CF감독 출신의 이치카와 준의 영상미도

전형적인 섬세한 광고를 묶어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자기 정체성에 대해 한번쯤 가슴앓이를 했을 소녀들에게 이 영화를

권해본다. 결국 모든 문제의 답은 본인에게 있음을 알게 되겠지만......

 

내일은 아주 멋진 두개의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장애인들의 천국, 좋은 기업 <위캔>에 방문 인터뷰 합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광고를 보세요. 그 모델기업입니다. 이어 오후에는

<영남일보>에서 저를 문화취재 인터뷰 합니다. 대구에 홍기의 이름이 알려지나요?

가슴 떨리는 일이 연일 벌어지는 요즘, 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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