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부르는 CEO-윤희정과 프랜즈 콘서트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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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부르는 CEO-윤희정과 프랜즈 콘서트에 다녀와서

패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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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윈도우의 모델은 하나같이 파스텔톤의 밝은

봄옷을 입고 있지만, 극장을 가는 길은 다소 쌀쌀합니다.

어제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라 불리는 재즈 가수 윤희정과 프랜즈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올해까지 200회란 장기공연의 서막에 초대를 받을 수 있었다니

지금 생각하니 영광입니다. 가수 윤희정씨를 알게 된 건 꽤 오래전이네요.

예전 가스펠 분위기의 농도짙은 목소리로 당시 한번도 듣지 못했던

음색과 발성방식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퍼커션을 다루는 여자와 남자, 관능적인 아름다운 뒤태를

내보이며 앉은 피아노 연주자, 육중하지만 현이 울릴때마다, 공간의 여백을

메우는 더블베이스, 원시적인 드럼 소리, 그리운 일렉트로닉 기타의 음색, 감미로운

섹스폰과 어두운 공간에서 빛을 모으는 계조의 역할을 음악에서 하는 트럼본

각종 악기가 배열된 무대에는 보랏빛과 오렌지색 두 가지 조명이 연기속에 피어오르고

곧 8인조 재즈 밴드의 연주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나옵니다.

 

 

요즘 1920년대풍이 패션과 영화를 비롯 문화계의 테마로 

사용되고 있지만, 1920년대란 시대를 규정하는 단어도 '재즈시대'지요.

 문화사를 비롯해, 시대의 풍경을 규정하는 단어로 최초로 음악적 수식어를 사용한

시대입니다. 이때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엄정하고 도덕적인 풍토의

삶에서 벗어나 푸른빛 인간의 슬픔과 신을 찬미하는 가스펠의 정신이

결합된 비서구 음악인 이 재즈가 유행을 하게 되죠.

 

이 '재즈'란 단어의 어원 하나만 놓고봐도 얼마나 많은 연구가 있었을까요.

결과 밝혀진 건, 1915년경 '불확실한 기원'이란 뜻을 가진 미 서부 해안지역의 속어표현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지요. 처음엔 유명야구 선수의 커브볼을 설명하면서 나온 단어라는데

놀랍기도 하고요. 처음 뉴올리언즈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재즈형태의 음악이

나왔을때도 이 음악을 가리켜 재즈라고 부르지는 않았답니다.

 

 

윤희정의 콘서트를 흔히 재즈하면 갖게 되는

왠지모를 블루빛 느낌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낸

갖가지 다양한 유모어 거리로 관객들을 웃기고 편하게 재즈를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흔히 그녀를 가리켜 재즈의 전도사라고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숨은 재능을 가진 일반 사회인을 찾아내 수개월 맹훈련을 시켜

무대에 내보내는 윤희정 & 프랜즈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90회에 달하는

연주회를 통해 지금까지 출연한 이들 중엔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개그우먼 김미화 씨를 비롯, 탤런트 김미숙씨, 박상원씨, 국회의원 홍사덕씨

건축가 양진석씨, 변호사 조배숙씨, 최근에는 이경성 신부님을 꼭 모셔오겠다면서

벼르고 계시더군요. 오늘 무대에 선 분은 여성 CEO 김숙현 대표입니다.

 

 

이력을 찾아보니 참 재미있습니다. 흔히 공학도들이 중심이 되는

전자부품업체의 CEO란 특이한 이력도 흥미롭지만, '숨을 쉬고 싶다며' 재즈를

배우러간 그녀에게서 쏟아져나오는 목소리는 단순하게 여성적이다

라고 규정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마치 파일로 짠 벨벳의 표면처럼

표면을 어루만지면, 소드락 거리는 느낌이 나는 부드러움이 나오더군요. 윤희정씨의

말처럼 재즈의 매력은 '각자가 가진 유니크함을 드러내는 데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분은 일본 여성분인데요. 윤희정씨 말을 들어보니

캐논 카메라 대표님의 부인이라네요. 이요베 세츠코란 분인데

같은 동네에 사시는가 봅니다. 윤희정님께 재즈를 배우고 있는데요.

윤희정과 프렌즈에 '아줌마 코너'의 단골 손님이시랍니다. 일본의 엔카를

재즈풍으로 편곡해서 부르는데, 그 느낌이 정말 달랐습니다.

 

 

오늘의 또 다른 프렌즈는 바로 배우 허준호씨입니다.

예전 뮤지컬을 함께 한 인연으로 알게 되어 오늘 게스트로 나오셨네요.

재즈의 거장 찰리파커가 불렀던 South of the Border와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You raise me up을 불렀습니다. 열창하는 모습에서 진지한 연기자의

면모가 그대로 발산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석에 앉은 윤희정 선생님을 찍었어요.

선생님 참 재미있게도 '사진찍게요? 포즈를 취해줘야지.....'하시면서

저를 보고 웃으시네요. 오늘 좋은 공연에 좋은 이야기들,

행복한 봄날 저녁 재즈에 젖었습니다.

 

 

운명이여, 나를 내버려두게나
즉흥적으로 이 세상에 와서

재즈처럼 꼴리는 대로 그렇게 살다 가리니

난 마음의 불협화음을 사랑하게 됐어
계획되고, 요약 정리될 수 있는 인생이란 애초에 없었던 거야
대체 난 누굴 사랑했던 걸까
연주할 수 있는 상처가 남아 있다는 것,
그게 삶을 끌고 가는 유일한 힘일지도 몰라

 

유하의 詩 재즈 1 중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노래라는 재즈,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여전히 변화를 꿈꾸고, 작고 부족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내 안의 나를

발견하게 되어서 참 행복합니다. 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르는

Love is here to stay를 올립니다. 사랑가득한 한주의 마지막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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