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기분에 따라 골라마시는 커피-대구 티 클래스에서

작성일 작성자 김홍기


오늘은 대구 수성아트피아 시즌 3 번째 강의가 끝나는 날이었습니다.

대구를 내려간지 꽤 됩니다. 우연한 기회에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대구지인들을

실제로 보고 싶어서 격주로 금요일이면 대구로 강의를 위해 KTX를 탔지요.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오랜 시간 블로그를 통해 알던 이들을 만나는 기쁨도 크고, 이를

계기로 패션과 접목된 인문학 강의를 개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수업을 함께 해주셔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습니다. 제 스케줄이 문제죠.

종강 후, 동성로의 2.28 기념공원이란 곳을 갔습니다. 거기서 점심. 



대구가 국밥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들었는데 한번도 제대로 

먹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강의 끝나면 회사 때문에 부랴부랴 돌아와야 했거든요.

오늘 간 곳은 벙글벙글 식당이란 곳입니다. 대구 분들은 이 식당을 아주 잘 아시더라구요. 

육계장과 비빔밥, 딱 두 가지 메뉴만 하는 걸로 봐서, 맛있겠다 대충 생각은 했는데

정말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육계장과 함께 나온 부추김 무침이 어찌나 달던지.



수저에 달보드레한 밥, 한 수저 푹 떠서 말아봅니다.

어머니가 집에서 끓여주시던 진한 소고기국 같은 느낌이에요.

조미료를 안쓴다고 해서 아주 반갑게 먹었습니다. 회사 부근 식당들은 

조미료를 너무 많이 써서, 돼지고기 덮밥같은 요리들은 이제 먹으면 항상 속이

불편하더라구요. 오늘 여기서 먹은 육계장은 국물이 달고 좋은데, 속도

편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어머니가 고기국을 참 잘 끓이셨는데

그 추억의 맛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기가 아주 큼지막하게 썰어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대구분들이 이 가게를 다 추천하시는데는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5년 가까이 블로그로 알고 지내던 분들, 직접 만나니 느낌이 

다르기도 하지만 글로 친해진 친구분들은 그리 다른 느낌을 솎아내기란 

어렵습니다. 나이불문, 전공불문, 가정사불문을 원칙으로 철저하게 인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으시는 블로그 친구분들이 있어서 대구행이 항상 행복합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강의를 들었던 지인분들과 함께 간 곳은 

티 클래스란 커피샵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주문 게시판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날 갓 들여온 블루마운틴 100퍼센트짜리를 로스팅 해놓으셨다고 해서, 융으로 드립핑

해서 마셨습니다. 다른 커피들도 한잔 맛을 봤는데요. '그날의 커피'를 다른 지인분이 시켰는데, 

그냥 오늘의 커피인줄 알고 시키셨다가 이런.....알고보니 '한달에 한번씩 마법에 걸리는 이들을 위한 

커피'였더라구요. 커피에 허브티백을 함께 주시는데, 커피 마시고 나서는 계속 뜨거운 물만

받아서 우려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도 향을 맡아봤는데 부드러운 느낌이에요. 



수제 케익입니다. 저도 커피광이라 서울 장안에서 로스팅 잘하는 

집들은 꽤 자주 다니는데요. 일본에서 대표님이 공부를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케익도 실하고, 내용이 좋습니다. 커피향도 아주 좋고요. 



각각의 커피에 함께 어울리는 허브를 담아, 독특한 제목으로

시리즈를 만들었네요. 하나 사올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까칠한 날

먹는 커피 하나 살걸 그랬어요. 번역이랑 방송, 강의에 하도 일정이 부산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신경이 날카로울 때가 많았거든요. 좀 풀어주면 좋으련만. 



여러분은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융에 정성스레 드립핑해서 커피를 우려냅니다.

진한 향과 더불어, 신산한 끝맛이 입에 달라붙는 하루였네요.



사실 대구까지 가게 된 건, 블로그로 5년넘게 알고 지내온 

지인들을 뵙기 위해서였습니다. 수성아트피아 광고지에 나온 제 얼굴

보고 다들 깜놀하셨데요.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를 다음 시즌부터 듣는다고

아주 좋아하십니다. 대구란 도시도 격주마다 내려가미 정이 붙네요. 처음엔 좀 무뚝뚝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적응이 되니, 이리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겪어봐야 하고 만나서 대화하고 느껴봐야 하나 봅니다. 블로그란 공간이 한물 갔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조회수는 거기서 거기고요. 저는 항상 

패션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이것을 즐겨 들으시고 함께 해주는 분들이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12월 1일엔 대구의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 선생님의 청도에

있는 패션 연구소에 1박 2일 MT를 갑니다. 이러다가 대구사람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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