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패션 디자이너 채규인의 '호사유피'전-호랑이가 죽어서 남기는 것들

작성일 작성자 김홍기


홍대에 있는 대안공간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에 다녀왔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채규인 선생님의 작은 전시 <호사유피>전을 보기 위해서

인데요. 디자이너와는 첫만남 때부터 서로의 코드가 통해서 앞으로 진행할 9월의 

패션 전시에도 참여시키려고 합니다. 동방신기의 의상을 맡았었고, 현재는 가수 김완선씨의 

패션 디렉터로 일하고 있지만, 사실 패션명가 디오르의 디자이너로 오랜동안 활동 

했던 분이어서 오트쿠튀르를 비롯해 패션 전반에 대한 깊은 나름의 철학을

갖고 계셔서 저와는 코드가 잘 맞는 분입니다. 만남이 행운이었지요.


작은 전시지만 알차게, 플럭서스 소속의 듀오 프롬 디 에어포트가

음악을 맡아서, 영상작업과 함께 멋진 음악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사진 속 

중간의 미모의 아가씨는 재즈가수 정란씨고요. 저랑 페북 친구이기도 하신데 이제야

얼굴을 뵈었네요. 신작 앨범 나오셨던데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호사유피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뜻이지요. 앞의 흰색 옷 두벌은 인간이 입는 제 2의 피부를 뜻하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피부라 총칭하는 외피로 둘러싸여있지요. 이때 피부는 그저 생물

학적인 표면의 의미를 넘어, 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모든 사회적 요소들과의 상호관계를 

뜻합니다. 이번 전시는 브랜드 투미(Tumi)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보였는데요. 가방 3개를

해체해서 변화가능한 인간의 옷을 만들어본 독특한 작업이 눈에 띄었습니다. 



옷에 대한 전시를 넘어, 패션이란 거대한 그릇의 표면을 닦고 그 모습을

대중과 소통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패션은 옷 잘입는 기술 정도인줄

아는 사회에서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누적된 역사와 미학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참 버겁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깨어가고 있음을 느끼죠. 그래서 이번 9월 대형 패션 

전시를 기획하면서 다시 한번 제 안의 열망과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김영사와 멋진 책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패션에 대한 생각들이

더욱 확장되는 계기가 되겠지요.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전시를 기획하고 

세상에 작은 목소리를 내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렇게 

저란 사람의 뒤에 남을, 사회적 표피를 생각하며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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