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사 연구는 동/서양이 모두 깊이 들어갈수록 그 내용이 방대하고 정교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내 서양복식사들은 그 내용이 천학하다 못해 짜깁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기에, 서양복식의 체계를 극복한다는 것은 여전히 요원한 문제입니다. 그들에겐 복식은 그저 여전히 미학의 문제이고, 다양한 학제간적 접근을 해내지 못하고 있죠. 최근 국내 학자들 논문에 Fashion Theory 조금씩 배껴서 낸 논문들을 보는데, 그 또한 조잡하기가 그지 없더군요. 젊은 학자들은 조금은 다를 줄 알았는데, 별 차이가 없더군요. 자칭 학자들 중에 '나도 뒤엎고 싶다' 이딴 소리 해대면서, 결국은 대학에 붙어먹으려고 안달하는 이런 자들을 워낙 본 터라, 별로 신용도 안갑니다. 


이 땅에서 복식/패션 관련 방법론과 역사 책들이 번역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툭하면 베껴서 내는게 일이고, 이미지 도판은 허락도 안받고선 뻔뻔스레, '도용을 금합니다'라고 책의 말미에 써놓은 꼴이란 어찌나 우스운지. 두 출판사에 대한 이미지 저작 도용문제는 곧 제기할까 합니다. 다른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점점 고전과 관련 중요 서적들의 번역율이 높은데, 패션 분야는 하나같이 책들이 두문불출해요. 올해 문광부에 내놓은 프로젝트안이 받아들여지면, 교수들이 툭하면 베끼는 책들을 번역해서 아예 '베낄 때 인용부호 없이 쓰거나' 함부로 '자신이 이야기한 것처럼 논문에 녹여낸' 자들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게 될 거에요. 


패션관련 논문 중에, 정말 눈에 띨 만한 작품 하나 만나고 싶어요. 논문 사이트를 뒤지며 그래도 젊은 학자들의 패기나 열정, 혹은 연구에의 열망을 기대해보지만 매번 실망합니다. 특히 정부 프로젝트라고 내놓은 보고서들은 인터넷 긁어서 만들어낸 두께만 두꺼운 내용들이 대부분이고요. 공개적으로 감사청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네요. 저는 항상 번역은 이런 뒤틀린 현상들을 잡아주는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번역이 필요하고요. 힘들어도 하나씩 해나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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