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패션의 역사와 미학에 천착하며 연구해온지도 오랜시간이 흘렀다. 최근에는 1700년대 초반 형성되기 시작한 프랑스 파리의 재단사 조직에 대한 연구서를 읽으며 패션제조업의 원형을 살펴봤다. 한복을 비롯해 일본의 기모노, 중국의 복식들, 동아시아의 패션을 공부하다보면 항상 '한복'만이 최고란 식으로 이야기하는 자들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를 배우게 된다. 이 땅에서 한복을 둘러싼 담론은 민족주의 담론의 틀에 갖혀있고, 그나마도 작은 연못에서 혼자서 거닐다가, 세계사적인 흐름에 발맞추지도 못하고, 자기들 딴에는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운운하지만 견고한 담론은 태어나지도 못한다. 


윗 선배들의 연구를 녹취하고 배껴먹는 건 잘해도 자신이 쓰는 글과 이론이 얼마나 현재적 의미를 갖는 가에 대해서는 고민들을 안한 탓이다. 한복만이 겹침의 미학이 있는 옷이 아니다. 레이어드란 하나의 표현적 방식에 대해서는 일본 또한 만만치 않고. 12겹, 2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기모노를 겹쳐 입으며 색의 놀이를 해온 일본 또한 만만치 않은 거다. 중요한 건 이런 동아시아적 가치관과 미의 기준들을 서구가 자꾸 차용하면서 아시아적 문화의 가능성을 교류시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동안 공부해오고 있는 기모노 연구는 비단 옷의 실체를 넘어, 그 속에 담긴 다양한 디테일 공부에 눈이 가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가사네 색조에 대한 공부를 좀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서 찾아보고 읽고 하고 있다. 기본서이긴 하지만, 동양적 색채배합에 대한 공부를 해보기엔 좋은 책 같다.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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