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패션과 예술의 상호교류-그림 속 흔적을 찾아서

작성일 작성자 패션 큐레이터



내가 좋아하는 복식사가 아일린 리베로가 Clothing Art 란 멋진 책을 냈다. 나는 복식사 공부를 하면서 그녀의 모든 책을 탐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가 책을 통해 선보인, 복식과 시각미술과의 관계는 내게도 숙제였다. 복식이란 깊은 언어를 다양한 영역과 연결해 융숭깊게 풀어내는 그녀의 글은 항상 흥미로왔다. 예술과 복식 사이, 중요한 연결점을 찾는 문제는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샤넬 미술관에 가다>를 쓰는 동안, 5년여에 걸쳐 서양의 복식사와 미술사에서 소개한 미술작품들을 연계해서 많은 통찰력들을 끌어내보려고 노력했다. 정체성, 사회구조, 남성성/여성성을 포함한 사회적 젠더의 문제, 옷에 대한 감수성, 옷의 제작관행을 둘러싼 권력의 문제, 소비와 쇼핑의 패턴 등 어떤 관점에서 보려고 하는가에 따라, 한 벌의 옷은 인간의 거대한 기억의 저장고 같았다. 이 책은 바로 예술과 복식 사이의 매혹적인 연결점을 심층깊게 다루는 그녀의 첫번째 책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적인 복식사의 관점과 더불어 예술가들이 패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패션과 예술의 경계는 점차 흐릿해졌고 오트 쿠튀르는 그 자체로 예술로 인정받았으며, 현대예술은 텍스타일과 복식을 고도의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풀기도 했다. 아일린 리베로는 바로 이 점을 주목한다. 그녀가 풀어가는 내러티브는 복식이 어떻게 한 국가의 상태를 규정하며 예술가들 스스로가 옷을 디자인하고 옷을 개혁해왔는지, 그 과정들을 역사적으로 다시 풀어본다. 행복한 일독이 이뤄질 것 같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