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한 그림 강의-당신을 파면합니다

작성일 작성자 패션 큐레이터




존 싱글턴 코플리

<의회에서 5명의 의원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제임스 1세>

1785년, 캔버스에 유채 64.1cm x 76.5cm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한 그림 강의 

-탄핵 따위는 없을 거라고 믿었을 당신에게-


한 장의 그림 앞에 서 있습니다. 미국의 화가 존 싱글턴 코플리가 그린 이 그림은 청교도 혁명이라는 역사의 한 장면을 다룹니다. 그림 제목은 '의회에서 5명의 의원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제임스 1세'입니다. 이 그림은 원래 보스턴 공공 미술관에 걸려있던 것입니다. 이 작품이 오랜 시간이 지나, 작품 자체의 손상이나, 표면을 보존처리 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 미술관 보존팀에 보내면서 초상화가로서, 혹은 식민지 시대의 풍경이나 잘 그렸다고 믿었던 싱글턴 코플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청교도 혁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보니, 피상적으로 넘어가고 말았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는 이후 제임스 1세로 새 잉글랜드의 군주로 즉위합니다. 


그는 잉글랜드의 정치적 사정에 대해서는 완전 깜깜이였죠. 왕권신수설을 신봉했고요. "국왕은 신하에게 책임을 지지 않으며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국왕은 곧 법이다"를 주장합니다. 수백년이 흘렀지만, 이 주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신이 하던 말과 일정 부분 중첩됩니다. '내 아버지가 세운 나라'를 줄곧 말하던 당신의 그 독한 혀와 연결되는 말이지요. 한 나라를 통치하면서, 권력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신하와 백성을 돌볼 필요도 없으며 모든 것에서 면책이 되는 존재는 있어야 할 이유가 뭘까요?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나갈 때,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7시간에 대해서도 이정미 판사는 규명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음을 지적했고, 이 부분을 성실성과 엮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지만 송구하다는 표현을 합니다. 한 마디로 잘못을 해도, 신하가 어떤 짓을 해도, 나는 면책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고. 그게 바로 이 그림의 제임스 1세와 딱 맞은 꼴이라는 점이죠. 


제임스 1세의 이런 완고한 고집은 의회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신하를 체포하고 의회를 해산시키죠. 이 그림은 바로 반대파의 신하를 탄핵요구하는 제임스 1세의 모습을 다룬 것입니다. 정식 그림을 그리기 위한 밑작업 스케치지요. 결국 그는 청교도 혁명과 함께 사형에 처해집니다. 이 역사적 결과를 불러온, 의회 탄핵을 그림으로 남긴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의회라는 민의의 심사기관을 군주 한명이 일방으로 몰아부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원'하려고 할 때, 결국 어떻게 끝나는 가를 보여주기 위한 교훈의 그림이었을 겁니다. 이제 짐을 싸시겠군요. 당신의 손끝아래, 해산되고, 피폐하게 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세우는 건, 촛불을 들었던 우리의 몫이 되겠지요. 또 어디선가 '내 아버지의 나라'였다고 정신승리나 하면서 사시게 되더라도, 이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 형사재판들이 줄줄이 남겠네요. 잘 가세요. 국민의 의지를 탄핵했던 당신이 그 손가락의 끝의 미약한 권력으로 누렸던, 저 세계를 이제 뒤로 보냅니다. 


국민 전원일치! 대통령을 파면한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