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시몬드 핸드백 박물관 특별 도슨트-북클럽 렉토를 위한 시간!

작성일 작성자 패션 큐레이터



지난 주 토요일, 오랜만에 가로수 길에 나갔습니다. 올해 초 페이스북으로 우연하게 북클럽을 결성하기로 하고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묵직한 책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지요. 이들을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으로 모시는 건 어찌보면 수순이었습니다. 저는 이 박물관을 좋아합니다. 박물관이 설립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많은 역사적인 핸드백들이 컬렉팅되어 보여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뭉클했습니다. 암스텔담의 핸드백 박물관과는 다른 결을 가진, 더 멋진 컬렉션을 가진 박물관을 우리고 갖게 되겠구나 했습니다. 



저는 박물관이 세워진 이래로 지금껏, 항상 패션의 인문학 수업과 함께 견학을 해야 할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이곳에 갑니다. 인간이 든 가방이란 사물을 통해 패션을 엮어 이야기로 풀어내기가 좋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시몬느 핸드백의 최고 경영자이신 박은관 회장님도 존경하고, 이 박물관의 컬렉션과 전시방향,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총체적인 기획을 맡아준 영국의 저명한 패션 큐레이터 주디스 클락도 존경합니다. 그들은 시대를 앞서는 언어를 공표하고 다듬어 온 이들입니다. 저 또한 주디스 클락의 책과 그녀의 전시로부터 패션전시의 언어를 배웠습니다. 최근 박은관 회장님은 가죽관련, 핸드백 제작과 관련된 업계의 용어들을 한국어로 정리하여 사전으로 내셨습니다. 일본어와 영어, 게다가 일본 강점기부터 뒤섞여서 발전해온 제작 관련 용어들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연세대학교의 사전편찬팀과 함께 만든 것이죠. 



기업으로서는 한 마디로 돈 안되는 일이고, 브랜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은 이 일을, 업계 발전과 후학을 위해 해주신 거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소설을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 드는 제반 비용을 한번에 내시기도 했고요. 뒤에서 숨어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회장님을 많이 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 이 박물관의 홍보대사처럼 행동하고 다녔습니다. 자발적으로 너무 좋아서요. 북클럽을 결성하고 멋진 분들이 많이 가세했습니다. 


방송국 프로듀서에서, 로보카 폴리의 총감독님, 저널리스트, 과학 커뮤니케이터, 와인 큐레이터, 건축가, 그래픽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수님, LG전자 마케터, 로푸드 디자이너, 면면히 저보다 훨씬 멋진 분들이 모임을 채워주셨어요. 그러니 저도 뭔가 하나 해야할 거 같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곳의 소장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건 자신이 있었거든요. 어떻게 하나의 사물이 시대를 담아내는지 풀어내고, 설명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박물관의 소장품들은 사실 가방 하나만 설명하려고 해도, 특히 자수나 레이스 같은 공예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소장품은 유독 설명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각각의 개별 자수가 아일랜드나 베네치아, 혹은 스페인과 같은 다양한 유럽의 나라에서 특유의 방식으로 개발된 섬세한 특징을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박물관 내 마네킨들이 있는데요. 이 마네킨에 들어간 자수작업은 그 자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은 상업적으로 많은 사람을 추인하는 장소는 아닙니다. 기업들이 힘들 때, 가장 먼저 비용절감을 위해 축소하는 것이 문화사업분야입니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인데, 저는 회장님께 너무 감사하는게 이런 박물관을 긴 호흡으로 꾸준이 이어가시는 모습을 보여주고 계셔서에요. 올해도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과 이곳에 가려고 합니다. 탐방 프로그램으로요. 많은 분들에게 이 곳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가로수길이라는 꽤나 핫한 거리에 있지만, 이곳의 3층과 4층에 세계사적으로 거론할만한 가방들이 있는 곳이란 걸 여전히 많은 분들이 모르거든요. 누가 뭐래도 저는 열심히 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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