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도서의 창궐 속에서


<옷장 속 인문학>이 중국판으로 번역되고 중국과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동남아시아 권까지 책이 나가게 된 것은 기쁜 일입니다. 정작 국내에서는 미투제품이 나와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중국에선 거의 블룸버그에 가까운 위상을 가진 상주출판에서  이 책을 번역 및 출판과 마케팅을 맡아준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목해야 할 해외 작가군으로 편성도 되었고요. 



<옷장 속 인문학> 나온 후 '옷장'이란 표제를 붙인 많은 모방도서들이 뻔뻔스레 국내 시장에 나올 때도, 저는 별로 개의치 않고 묵묵하게 전시기획과 집필, 방송활동에 매진했습니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저로서는 힘이 납니다. 어제 출판사 에디터에게 재쇄 이야기를 들었어요. 중국에서도 옷장에 대한 사유가 조금은 힘을 얻는 듯 합니다. 모방도서들을 보면 화가 치밀다가도, 누군가 나를 흉내내는 건, 그만큼 내가 가는 길이 선도적이며, 시장을 읽는 관점이 맞기 때문이라고 위로를 했답니다. 



패션에 관한 책을 쓰면서 자칭 대학과 아카데미, 현장에서 있었다는 그 누구에게도 아이디어를 빌리지 않고, 스스로 서구의 텍스트를 해석하며 재구성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구의 필자들 조차도 보이지 못하는 관점의 틈을 발견한 것도 사실이고요. 앞으로 출간할 책도 항상 출판의 기존 범주를 변주하는 창의성을 보여줄 책을 내려고 합니다. 그저 누군가 중박이상 내놓으면, 그 결과를 분석하며 엇비슷한 결의 글을 양산하고 모방도서로 만들어서 팔 생각이나 하는 출판사들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들을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왜 그렇게 하면 돈이 되니까요. 그런데 이런 책들이 원전의 진정성을 넘어가는 걸 못봤습니다. 세상은 놀랍게도 가장 먼저 포지션을 점유하고, 생각의 씨앗을 뿌린 사람들을 귀신같이 찾아내니 말입니다. 저로서는 이런 기관과 언론, 독자들을 통해 위로와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나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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