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음악의 집 특강-영화 더 페이버릿으로 읽는 로코코 패션과 인테리어

작성일 작성자 패션 큐레이터



음악의 집 Maison de la Musique 에서 하는 인문예술 특강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매년 두번씩 강의를 위해 가지만, 항상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과 결과가 기쁩니다. 이번 특강을 위해 제가 고른 영화는 <더 페이버릿>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열혈 팬입니다. 그의 <더 랍스터> <송곳니> <킬링디어> 같은 영화들을 수차례에 걸쳐 봤었지요. 작가주의 영화감독이라고 감히 불러도 될만큼의 자신의 색과 결, 영화에 대한 비전이 명확한 감독을 오랜만에 보는 듯 했습니다. 특히나 사회 내부에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을 옥죄는 조건들을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빌어, 풀어내는 그의 능력은 놀라왔습니다. 


이번에 고른 <더 페이버릿>은 영국의 18세기, 스튜어트 왕조의 마지막 여왕 앤과 그녀의 총애를 받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두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역사에선 검증되지 않은, 레즈비언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여왕의 연기를 해낸 주인공의 연기력은 놀랍기만 했어요. 사실 이 영화는 튜더에서 스튜어트로, 그러니까 영국에선 15-18세기에 걸쳐 오늘날 그레이트 브리튼의 토대를 쌓은 시대의 연대기를 이해할수록, 더 깊이 독해할 수 있는 미묘한 코드가 많은 영화였습니다. 


여왕과 그녀의 이너서클에 가까운 시녀(lady in waiting)의 관계며, 왜 여왕이 사라처칠이란 여자에게 저렇게 감정적으로 끌려다니는지,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하위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함의들을 조금씩 살피면서 원래 이번 강의의 핵심적 주제인 스튜어트 왕가의 패션과 인테리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앤틱 가구 컬렉터인 음악의 집 대표님 덕택에 강의를 현장감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실내로 강의를 하는 공간에 대표님이 모아놓은 18세기 앤틱 가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서유럽의 패자,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복식사만 설명하다가, 영국의 바로크를 설명하는 시간은 꽤 지금껏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대별로 인테리어 공부에 푹 빠져 있었는데요. 요즘은 옷보다, 가구와 그 배치, 건축양식, 실내건축의 특성들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긴 합니다. 이렇게 라이프스타일의 또 다른 화두인 집과 공간으로 제 인식도 넘어가나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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