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2019년 여름패션의 키워드-엄마와 딸, 쌍둥이가 되다

작성일 작성자 패션 큐레이터



이번 달 파리판 보그지를 읽다가 올 2019년 여름패션의 한 경향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H&M의 여름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몇년 전부터, 미니미(Mini Me) 패션, 엄마와 딸의 커플룩이 유행입니다. 별 새로울 것 없는 이 내용이 눈에 걸렸던 것은, 역사적으로 엄마와 딸이 동일한 옷을 입었던 것이 최근의 경향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복식사에서 엄마와 딸이 동일한 디자인의 옷을 입는 것은 근대이전에는 아주 흔한 일이었으니까요. 



18세기 중반 이전까지는 아이들은 그 부모와 동일한 재질과 실루엣의 옷을 입었습니다. 아동이란 개념이 명확하게 태어나기 이전 시대, 아이들은 그냥 어른의 축소판이었을 뿐입니다. 지금으로선 빠른 나이에 사회에 진출하고, 가정경제의 성원으로 성장해야 했던 시대, 아이들은 어른과 동일한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출생율 감소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목도하며, 많은 이들이 엄마와 딸의 정서적 관계, 혹은 공통의 인자로 묶을 수 있는 섯이 무엇일까를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딸의 맘커플룩, 혹은 미니미 패션이 등장하게 된 이유겠지요. 특히 1930년대 들어오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많은 리테일링 산업에서는 엄마와 딸을 함께 마케팅 하는 캠페인을 자주 열었습니다. 사회 전반에 펼쳐진 소비의 여성화란 트렌드 앞에서, 딸들을 포섭하고 소비를 통해 여아를 사회화하기 위한 일환이었겠지요. 



저는 아빠와 딸이 함께 입는 매칭 패션도 한번 나왔으면 합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동일한 젠더란 점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몫도 크겠지만, 아빠의 경우 딸에게는 다른 타자로서, 이성으로서의 관계설정을 해줄 수 있는 존재이고, 아빠와의 친밀함과 정서적 거리 또한 엄마와 쌓은 그것과 다르지 않을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딸을 위해 어떤 스타일의 옷을 함께 공유하며, 혹은 타자의 면모들을 색다른 스타일링의 요소로 알려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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