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The Green Table

 

요 며칠 맑던 하늘이 다시 어두워 졌습니다. 내일 부터 또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다지요? 이렇게 눅눅하게 젖어 들어가는 날일수록 빛이 잘 들어오는 시골의 대청마루나 초록빛 물감으로 그려 놓은듯한 풀밭에 프랑스 풍의 베이커리와 와인 그리고 준비해간 갖은 빛깔의 과일들이 널부려져 있는 피크닉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녹색은 우리에게 '환경'과 '평화' 그리고 '낙원'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색채입니다. 에바 헬러의 '색채의 유혹'이란 책을 보면 나폴레옹이 특히 이 녹색을 좋아하다가 끝내는 그 당시 녹색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비소'에 중독이 되어 죽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무의식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녹색'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미와 다소 다른 뜻을 내포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가령 시기와 질투, 나약과 애착과 같은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고 하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을 위해 읽어볼 발레 작품은 바로 1932년 쿠르트 요스란 안무가가 발표한 반전발레(Anti-War) 작품인 녹색 테이블(The Green Table)입니다. 서론에서 색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꺼낸 것은 바로 이 무용의 주요한 전개와 결론에서 갖는 녹색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꺼낸 것이었어요.

 

쿠르트 요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이 '녹색 테이블'은 반전 무용의 대표작으로 요스는 이 작품을 쓴 댓가를 그 후 히틀러로 부터 톡톡히 치루게 됩니다. 막이 오르기 전 귀에 거슬리며 충격적인 서곡이 무서운 결론을 미리 암시 하며, 이 작품을 구성하는 s유일한 도구인 피아노에 의해 울려퍼집니다.  탱고 음악과 함께 막이 오르면서 직사각형의 "The Green Table" 주위에 10명의 외교관들이 한결같이 고무로 만든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신사복에 흰색 장갑을 착용한 채 회담적인 분위기의 몸짓으로 꼭두각시와 같이 움직입니다.

 

그들의 분위기에는 얄팍한 정다움이 있으며, 태도는 위엄스러우나 가식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이 장면의 마지막에 외교관들은 결의문을 선언한 후 한 줄로 늘어서서 인사를 나누고 갑자기 권총울 꺼내들고 공중에 사격을 가한다. 사격과 동시에 조명은 꺼지며, 이것은 바로 전쟁을 의미합니다.

 

   

다시 조명이 희미하게 들어오면서, 거대한 몸짓에 헬멧을 쓰고 죽음의 해골을 그린 옷을 입고 가슴에는 죽음의 신인 Mar를 표시한 "Death"가 협박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Death는 육중한 전쟁용 갑옷을 입고서 반복되는 육중한 동작으로 솔로를 보여주는데, 이 동작은 발레 전체를 발전시켜 놓는 동기가 되지요. "Death"의 무용은 기수들의 자만심과 활기 넘치는 모습을 위한 배경으로서, 그리고 행진하는 열기에 찬 군인들을 위한 배경으로 존재합니다.

 

"Death"가 넓은 원에서 뛰어다닐 때, 기수와 2명의 병사가 등장하며, 그 3명은 같이 껑충 껑충 뛰어 춤을 추고 열기에 찬 행진을 하고. 네 번째 병사는 그의 약혼녀와 함께 등장하며, 함께 있고자하는 약혼녀를 멀리한 채 3명의 군인들과 합세합니다.

 

 다섯 번째 병사는 그의 어머니 그리고 누이 인 듯한 두 여인과 함께 들어오는데, 그녀들의 청원에도 불구하고 군인들의 대열에 가담하고. 이 때 중산모자를 쓰고 하얀 장갑을 낀 모리배가 등장합니다. 군인들은 3명의 여인 들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따라 올 때, 원을 그리면서 행진을 하는 것으로 완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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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군인들은 몸을 내던지듯 떨어뜨리는 아슬아슬한 묘기에 찬 움직임을 하며 싸움에 몰두합니다. 무대가 분명치 않게 되면서 군인들은 한 사람씩 죽어가고 유일한 정복자인 "Death"는 느린 걸음으로 춤을 추고, 모리배는 약탈물을 싹 쓸고 지나간 죽은 시체 사이를 지나다니는 모습으로 가득하게 메워지는 무대...이제 검은색 벨벳천을 두른 배경을 뒤로 조명이 어두워집니다.

 

비탄의 음악이 흐르면서, 피난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넝마를 걸친 난민들이 함께 여기 저기 모여 있다가, "Death"가 갑자기 그들 사이로 나타나자 허리가 굽고 동작이 느린 노파을 제외하고 모두 달아납니다.

 

노파은 "Death"가 등장하자 안도감을 표하고, 이 때 "Death"는 노파를 애무하듯 팔로 안아서 퇴장합니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장면은 붉은 스카프를 흔들며 힘있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복수에 불타는 독창곡을 부르며 무대위로 뛰어 오르는 게릴라 여인이 지르는 귀에 거슬리는 함성에 의해 끊어집니다.

 

이 여인 적군에게 총을 쏘았으나, 자신도 적군의 분대장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지고. 이 때 "Death"가 여인을 데리고 나가기 위해, 위로와 동정의 태도를 띠며 다시 등장합니다. 다음으로 기수가 등장하여 손에 기를 들고 "Death"가 자기의 뒤에서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를 앞뒤로 흔들어댑니다. 드디어 "Death"가 그 기를 잡고 .기수와 함께 느리게 활모양으로 기를 흔들고. 그들은 애도가를 부르면서 행진을 시작하며, 일단의 여인들과 어머니, 약혼녀, 군인들과 합류한다. 마침내 모두 무대 위로 나자빠져 버리고, 도취한 "Death"은 기를 들어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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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최후의 군인이 애국적인 느낌의 음악속에서 용감하게 춤을 추지만, "Death"가 기를 들자, 곧 쓰러지고 말지요. 다른 군인들이 팔은 항복의 표시로 위로 든 채 발가락으로 지탱하며 일어서고 그들은 몽유병적인 죽음의 행진곡이 시작될 때 손을 잡습니다.

 

모리배는 그들을 따라 뛰어다니지만 "Death"를 보자 두려움에 쭈그려 앉아버리고, 마법의 음악이 울리자 도망치려고 발버둥 칩니다. 그리고 "Death"는 죽음의 무도행렬의 선두에 서서 처음에 추었던 발을 구르는 등의 동작을 되풀이 하면서 승리감에 취해서 조명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춤을 춥니다.

 

갑자기 음악이 바뀌고 총소리가 들리면서 회의장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마지막 장면이 시작됩니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똑 같으며, 반복되는 탱고 음악을 배경으로 "The Green Table"주위에서 외교관들이 겉치레의 인사를 나누는 동작과 냉소적인 몸짓을을 반복합니다. 막이 서서히 내림과 동시에 그들은 계속해서 서로에게 손뼉을 쳐주면서 끝을 맺습니다..

 

사실 쿠르트 요스는 이 작품을 통해서 전쟁이 인간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그려보고자 했다고 합니다. 평화를 얻기 위한  외교회담과 그 배경으로 사용되는 녹색 테이블 위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인간의 탐욕과 전쟁에 대한 몽상은 계속되는 반복 속에서 우리들에게 한가지를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전쟁을 꿈꾸는 자에게는 '죽음'의 신만이 함께 출 춤이 준비되어 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녹색의 표면과 이면, 그리고 각각이 가지고 있는 색채의 심상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평화라는 표면뒤에 숨은 시기와 질투라는 이름의 이면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저 적극적 의미의 평화는 우리 안에 스멀스멀, 언제든지 때가 되면 부상해 오르는 저 시기와 질투라는 마수와 싸우지 않으면 결코 확보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말이죠.

 

쿠르트 요스 자신이 수년 동안 '죽음'을 춤추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자신조차도 이 작품을 생의 최고의 작품으로 뽑았었지요. 파병에 대한 사회적 논란으로 시끄러움 지금, 히틀러의 망령으로 사로잡혔던 유럽전역을 온 몸의 표현으로 싸우다 죽어간 한 무용가의 생애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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