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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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가을 평화

햇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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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춧대를 거두기 전

붉어지지 않은 푸른 고추를 따서

식초 간장 절임 이거나

된장 삭힘을 하고도

기어이 부각을 만들었으므로

줄기와 뿌리 외에는 모두 먹을거리가 되었다


#.

이 시절

새로움으로 익히는 것들의 대부분은

잊혀졌던 본디의 것들 이었다.


#.

다난했던 한 해의 날들이

다시

옹근 나이테가 되어 동그랗게 영글어 가는 날들,


#.

가을 햇볕 아래에서

별스럽지 않은 일을 하다가

아내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


#.

산 속 홀로의 일로 종종거리던 한낮 

단풍빛 나뭇잎 하나

이마에 부딪힐 때


#.

햇볕 바라기를 하던 고양이가

온 몸을 비비며 반가워 할 때


#.

평화롭다.


#.

한 밤 하고도

새벽이 밝을 때 까지

열여드레 달빛이 시리도록 맑았다.


#.

달빛 반

별빛 반을 끌어 덮고 잠을 청하는

산골의 한 밤


#.

찬 이슬 온몸으로 받아

노란 산국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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