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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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저녁 풍경

햇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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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가 고로쇠나무에도

가을 등고선이 있었다.


#.

위에서 부터 물들어 내리고

위에서 부터 천천히 떨어지는


#.

등고선이 아닌

위계 였을까?


#.

헐렁해진 나무 사이

숲 속에는 산짐승들이 다닌 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이 계절

내 일상도 조금은 범박하게 밀쳐 둘 일이다.


#.

겨우 겨우 감기의 짐을 덜어 냈더니

이번엔 아내 차례

그리고 그 뒤로 또 감기를 받았다.


#.

온몸의 근육과 관절이 통증으로 흔들리고

제법 따끈한 열,

하루종일 비가 내렸으므로

끙 끙 감기 앓기에 딱 좋았다


#.

다시 김장

내 손으로 키운 배추와 무와

온갖 김장꺼리들이 조금씩 밭을 채우고도

태양초 고춧가루 까지 쓰고도 남을 만큼이니

올해는 제법 농사꾼 노릇을 해 낸 셈이다.


#.

비 온 뒤

아궁이 가득 장작을 넣으니

흐린 하늘 아래 산발해서 흩어지는 젖빛 연기들,


#.

정물의 산골 마을에

유일한 동사가 되어 너울 거리는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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