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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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어떻게든 살아내기,

햇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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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운동 길에

한숨처럼 "삐이" "삐이"우는 녀석이

수소문 끝에 호랑지빠귀라는 것을 알았는데

 

#.

하도 소심하신 탓에

밝은 시간 눈인사조차 쉽지 않을 거라는 전언,

 

#.

한 겨울나도록 산 중에 들어앉아

이렇게 저렇게 만들고 쌓아놓은 쓰레기가 제법이라서

한나절 끙끙거려 치운다

 

#.

그까짓 거 태워버리지... 의

아랫집 할머니 훈수까지 봉투에 담아서,

 

#.

해 봐야

치우기 전과 뒤의 차이가 내 눈에만 있을 뿐

그렇고 그럴 뿐인 시골 누옥의 안팎에 매달려

생똥 쌀 고생을 한다.

 

#.

서예 수업을 위한 시내 나들이는

여전히 빗장이 풀리지 않았고

촌동네 농협마트와 코딱지 약국 앞에는

여전히 줄을 서야 한다고 했으므로

 

#.

오늘도

산 중에

콕,

 

#.

아내의 화분이 나날이 세를 키워

점 점 점 점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

어떻게든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내 방까지 밀고들어올지도 모른다.

 

#.

부부 일심으로

몸부림 중,

 

#.

도청과

시청에서 번갈아

낙엽 같은 문자를 보내서는,

 

#.

싸돌아 댕기지 말아라

입 꼭 닫고 말하지 말아라

나와 동종의 사람을 만나거든 2m 이상 떨어져야 한다

 

#.

뭐 이딴 노무 시절이 있담,

 

#.

감자가 싹이 났다

반가웠지만

모범 시민답게 얼싸안지는 않았다.

 

#.

먼 곳의 친구가 한밤중에 전화를 해서는

단군신화부터

장화홍련전에 이어

구캐으언 선거까지를 망라한 수다를 떨었으므로

듣다가

듣다가

꼬르륵 잠이 들었는데

수다 끝에 남겨진 문자 하나

 

C發!

듣고 있냐?

 

#.

역시

친구 사귀기에 신중해야 하는 벱이여~

 

#.

그리하여 우리 모두

어떻게든 살아내기,

 

#.

봄은

맘껏 흥청하여

꽃은 또 방창한데

자꾸 바람처럼 떠돌고 싶은 이 맘을

어찌 다독여야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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