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ㆍ울ㆍ경ㆍ구 시대 열리나

                                                                             지방마다 집값 상승 흐름 달라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이주호 | 입력 2019.11.11 09:07
이주호
  • 국토도시개발전문가
  • 부동산 칼럼니스트
  • 前토지공사, SK건설 개발부

요즈음 지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이라고 다 같은 지방이 아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크게 대ㆍ대ㆍ광(대구ㆍ대전ㆍ광주)과 부ㆍ울ㆍ경ㆍ구(부산ㆍ울산ㆍ경남ㆍ구미)로 나누는데 이들 지역은 각각 집값 상승 움직임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지방의 집값 상승 흐름을 보면 대ㆍ대ㆍ광 중에서도 대구가 가장 선도적으로 움직였다. 서울 강남권 집값이 2013년 하반기부터 상승했는데 대구 수성구는 2014년부터 집값이 오른 것으로 기억된다. 요약하자면 대구 수성구는 서울 강남권과 집값 상승 흐름이 같았다. 대ㆍ대ㆍ광 중 대구 수성구가 선도적으로 움직였고 그 다음엔 광주 남구 봉선동이, 또 그 다음엔 대전 서구 둔산동 집값이 상승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대구ㆍ광주ㆍ대전 집값만 상승하고 부산과 지방 산업도시인 울산ㆍ경남ㆍ구미 집값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3가지 요소는 지역, 평형, 상품인데 지난 몇 년 동안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움직였다고 봐야 한다.


대ㆍ대ㆍ광 중 광주 남구 봉선동 모 아파트의 경우 5억 원 올랐다가 올해 들어와서 4억 원이나 폭락하는 등 대세 하락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 광주는 2019~2020년에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 집값 상승에 발목을 잡혔지만 분양 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 주택매매가격은 지난달까지 4.3%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이번에 대전 서구ㆍ유성구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우려가 있었지만 용케 피해나가 남모르게 웃음을 짓고 있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대구 수성구의 경우 2017년 8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2년 간(2017년 8월~2019년 8월) 아파트 값이 35% 상승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집값이 급등한 대구 수성구는 부동산 규제, 부동산 시장의 반응에 따라 언제 얼굴이 바뀔지 모른다. 서울 강남 집값처럼 오랜 기간 동안 집값이 폭등한 대구 수성구 집값은 서울 강남권 집값이 분양가상한제로 흔들릴 경우 흐름을 같이 할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어질 수도 있고 골이 깊으면 산이 높아질 수도 있는게 세상 살이, 부동산 살이가 아닌가. 다 같은 지방이지만 지난 수 년 동안 대ㆍ대ㆍ광 집값은 폭등했지만 부ㆍ울ㆍ경ㆍ구 집값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세상살이, 인생살이가 영원히 침체될 수 없듯이 이 부ㆍ울ㆍ경ㆍ구 집값이 최근 희망의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ㆍ울ㆍ경ㆍ구 중 울산 집값이 가장 먼저 살아나고 있다. 2016년 이후 3년 동안 폭락한 울산 집값은 최근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니 집값도 올 9월부터 남구, 중구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울산 부동산 경기를 전망해 보면 먼저 울산 경제의 주를 이루는 조선 경기가 살아나고 2018~2019년 입주 물량이 넘쳤으나 2020~2022년까지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호재가 있다. 울산 집값은 그 동안 떨어질 대로 떨어져 오를 일만 남은 것 같다.


조선업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경남 창원 성산구 집값이 올 10월부터 살아나고 있고 인근의 거제 집값도 함께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1년부터 창원에 들어설 새 아파트가 거의 '제로'인 호재도 만났다. 경북도 서울 거주자의 지방 아파트 매매 건수가 올 7월부터 크게 늘었다. 경북 구미 집값은 광주형 일자리로 바닥을 찍고 상승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2017년 말에 정점을 찍고 폭락한 부산 집값은 최근 부산 해운대구ㆍ수영구ㆍ동래구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해운대구ㆍ수영구 경매 물건이 모두 낙찰되는 등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겁다. 그 동안 침체되었던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 이번에 발표된 해운대구ㆍ수영구ㆍ동래구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단비와 같은 효과가 되어주고 있다. 부산 아파트 입주 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공급 과잉 상태이며 2021년에는 조금 감소, 2022년에는 크게 감소한다. 아무리 큰 호재가 나오더라도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집값이 상승할 수 없으므로 입주 물량 체크는 아파트 투자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지방 부동산 경기를 되돌아보면 2007년에 정점을 찍은 버블세븐지역(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ㆍ양천구 목동ㆍ분당ㆍ평촌ㆍ용인) 집값이 2008년 미국발 금융쇼크로 폭락하자 잠잠했던 부산 집값이 그때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경남 창원, 경북 구미 집값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이 전례가 이번 부ㆍ울ㆍ경ㆍ구 부동산 시장에도 나타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 같은 지방이라도 대ㆍ대ㆍ광과 부ㆍ울ㆍ경ㆍ구는 집값 상승 흐름이 다르다. 대ㆍ대ㆍ광 집값은 지난 수 년 동안 폭등한 상태고 부ㆍ울ㆍ경ㆍ구 집값 상승은 이제 시작 단계다. 대ㆍ대ㆍ광 지고 부ㆍ울ㆍ경ㆍ구 시대가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세상이 복잡하게 움직이니 지방 부동산 시장도 복잡하게 움직이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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