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살 여자아이 7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서 참 고마운 마음인데요, 요즘 신경 쓰이는 게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자꾸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제게 일러바쳐요. 제 생각엔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친구가 자기한테 나쁜 말 했다고 나쁜 애라고 하고, 누나가 자기한테 싫은 소리 했다고 혼내주라고 하고요. 조금 싫은 경험을 했다고 쪼르르 달려와 시시콜콜 고자질하는 모습이 곱게만 보이지는 않네요. 아이에게 고자질은 나쁜 거라고 이야기하긴 했는데 고쳐지진 않고 더 심해지니 걱정입니다. _김지평(가명. 경기도 부천시)


꼭 규칙을 지켜야 해  

7살쯤 되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던 유아 시절을 벗어나, 사회에서는 여러 사람이 같이 지키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됩니다. 인지적으로 게임이나 사회 규칙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도 알게 되어서 옳고 그른 것을 예민하게 따지게 됩니다. 아직 규칙에 예외가 있거나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확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고집하는 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규칙을 잘 지켰을 때의 좋은 결과와 보상(게임을 이긴다거나, 스티커를 받거나, 칭찬을 받는)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하기도 하고 나쁜 결과와 벌을 받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도 하죠. 지기 싫어하고 다른 아이에게도 똑같은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때이기도 해요. 다른 사람이 반칙하면 비난을 하고, 잘 지키도록 또래들과 함께 압박을 넣게 되기도 합니다.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을 시작하는 나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고자질도 많이 나오게 됩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고 이번 기회에 아이의 속마음을 함께 살펴보면서 우리 아이를 이해해 보도록 해요.  


나는 착해

다른 사람의 나쁜 행동을 고자질하는 이유는 자기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인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에요. 자기는 착하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지요. 나는 쟤네들처럼 ’그런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즉 ‘죄를 짓지 않았다.’고 확인을 받아서 안전하다고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고자질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불안감과 죄책감이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억울하게 오해받고 야단을 많이 맞은 아이들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부모에게 달려와 미리 주변 아이들을 이르는 행동을 합니다. 

아이에게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나쁜 생각과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세요. ‘나쁜 사람이 되면 안 된다.’는 흑백논리보다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부모는 자녀를 내치지 않고 마음속 깊이 축복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세요. 


대신 해결해주세요. 

고자질한다는 것은 더 힘이 센 사람(부모님,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억울한 걸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즉 자기가 대응할 힘이 없어서 대신 정의를 실현해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에게 이르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자신이 직접 그 문제를 대면하고 해결하는 것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쉬운 선택을 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문제를 가지고 뛰어오면 전지전능한 해결사처럼 문제를 쉽고 빠르고 멋지게 해결해주지 마시고 아이의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만 읽어주고 공감해주면서 아이 편에 같이 서서 기다려주세요. 부모가 해결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대신 해결해달라고 미뤄버리지 않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길러 주세요.  

세상에는 원칙대로 되지 않은 것도 많고, 불합리한 것도 많이 있습니다. 서서히 견뎌내면서 차근차근 고쳐 나가지 못하고 억울하고 답답해서 자기 성질에 못 이겨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아이가 배워나가야 하는 것은 어려움을 견디고 결국 풀어내는 능력일 겁니다.


글_ 손성은 생각과 느낌 소아정신과에서 아이들, 청소년, 부모님의 마음을 함께 풀고 있습니다.  

그림_ 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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