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남자아이와 단둘이 함께 사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이차 성징이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자기 몸에 생긴 변화에 관해 엄마인 저와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아요. 앞으로 몸도 많이 달라질 테고, 성에 관한 관심도 더 많아질 텐데, 좋지 못한 경로로 잘못된 정보를 얻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솔직히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_조영숙(가명, 경기도 용인시) 



자연스러운 서먹함_ 사춘기가 되면서 이차 성징이 시작되고 몸이 달라지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은 기쁘면서도 놀랍고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엽기만 하던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며 기쁘고 기특하지만 한편 어색한 마음이 듭니다. 특히 다른 성의 자녀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러한 서먹함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변화입니다. 이제 아이는 부모님의 곁을 떠나 어른이 되어 독립하기 위해 서서히 부모와 분리되는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리는 밀접한 관계였던 부모와 자녀에게는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영원히 우리 둘이 같이할 것만 같았던 어미-새끼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는 거니까요. 청소년 상담을 하다 보면 자기 몸의 성적인 변화와 새로 알게 된 성적인 지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남성적으로 변하면 엄마 옆에 계속 머무르기 어렵고 엄마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남성성을 부인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의식적으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는 분리와 이별이 두려운, 눈먼 사랑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지요.

자라는 게 두려워요_ 머리로는 “그래, 이제 다 컸으니 떠나서 독립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음과 몸은 그걸 두려워하고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부모도 품에 있는 사랑하는 아이를 떠나보내기가 싫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자신 안에 있는 생명을 펼치고 앞으로 성장하기보다 위축되어 부모님 곁에 머무르거나, 여성성을 보이는 경우도 생깁니다. 엄마와 밀착된 아들이나 신경증이 있는 남성분들에게서 이런 성향을 보곤 합니다. ‘홀어머니에 외아들’이나 ‘시어머니의 집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분리가 안 되는 엄마-아들에 대한 우려입니다. 아시다시피 엄마와 둘이 사는 아들들이 마마보이라는 건 편견에 불과합니다. 훌륭하게 잘 성장한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아빠가 계시더라도 너무나 밀착된 엄마와 아들 관계는 아이의 행복을 방해합니다.  

자, 그렇다면 사춘기 아들을 위해 엄마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아이가 몸과 마음의 변화를 건강하게 잘 넘기고 멋지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아이로부터 물러나다_ 아이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존중하고 약간 거리를 두고 물러나세요. 사춘기 아이의 영역을 존중해 주세요.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큰 아이들도 재워주거나 데리고 자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요. 집 상황이 가능하면 다른 방을 쓰고 아이로부터 조금씩 분리해 나가는 게 좋습니다. 모든 것을 부모에게 말하던 어린아이가 아니므로 자신만의 시간과 생각, 침묵을 존중해주세요. 아드님이 자신의 변화를 엄마에게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아이의 성에 대해서는 부모가 모든 것을 다 알지 않아도 됩니다. 자녀의 행동을 관찰하고 큰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은 좋지만 아이의 이차 성징이나, 성적인 행동, 자위나 여자 친구에 대해 너무 많이 알려고 하거나 묻지 마세요. 잘못된 정보를 주며 아이를 협박하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심하게 보수적인 부모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것을 가르쳐주시고 성에 대한 혐오감이나 억압, 과도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주세요. 

건강한 성교육_ 성은 인간을 태어나게 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하고 즐거운 소통이지만, 물과 불처럼 과할 때는 무섭게 사람을 상하게 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성과 관련된 것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자신의 몸과 마음과 성을 사랑하도록 가르쳐주세요. 성교육은 다른 인성교육과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를 때 잘 조율해 나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사회성이라면 성교육은 사회성 교육이기도 합니다. 자기 몸을 아끼고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몸을 아끼고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뜻을 존중하는 태도를 평소에도 가르쳐주세요. 이는 엄마도 아이에게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은 성에 대해서 타고난 앎이 있고, 또래 친구들을 통해서, 그리고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으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배웁니다. 엄마가 굳이 성적인 언급을 직접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믿을만한 남자 어른(삼촌이나 형, 할아버지, 남자 선생님, 따로 사는 아버지)들과 글이나 매체를 통하거나 직접 만나고 배울 수 있게 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역할모델로 삼아, 보고 배우고 건전한 생각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아이를 잘되게 하는 엄마의 자세_ 아이는 잘못되지 않습니다. 아이는 절대 잘못될 수가 없다는 마음으로 아이 안에 있는 생명의 힘을 믿고 의지하세요. 아이가 태어나고, 지금도 숨 쉬고 있고, 사춘기가 되어 이렇게 몸과 마음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아이 안의 신비한 생명의 힘을 바라보세요. 아이를 믿으려고 애쓰지 마시고, 아이 안에 있는 생명의 힘에 아이를 맡기세요. ‘이 아이는 잘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믿음으로 아이를 바라보세요. 잘못될지도 모르고 잘못 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야 잘 키울 수 있습니다. 

아들과 둘이 사는 어머니 중에는 아이 아버지가 없다고 말하거나 그렇게 여기기도 하는데요. 사별하셨든 이혼이나 별거로 따로 사시든지 간에 아이의 아버지는 항상 계십니다. 엄마가 아이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존중해주세요. 이런 엄마의 마음의 태도가 아이를 멋진 남자로 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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