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속상합니다. 8살 난 아들이 또래 친구들한테 맞고 다닙니다. 동네에 유치원 때부터 같이 어울린 친구 네 명이 있는데, 그중 여자아이 한 명과 남자아이 한 명에게 지속적으로 맞고 있었더라고요. 아들은 그동안 맞아도 아프지 않아서 저나 다른 어른들한테 말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아이 성격이 지나치게 무던해서 친구들마저 만만하게 보고 막 대하는 거 같습니다. 저는 아이가 더는 그 애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들은 그 애들과 놀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만 화 안 내면 그냥 전처럼 놀 수 있다고 하면서요. 왜 맞고만 있느냐고 너도 때리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때리는 친구는 나쁜 친구라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때리는 아이의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했는데, 다들 ‘문제는 알고 있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도 고쳐지지 않으니, 어떡하느냐’는 식입니다. 수더분한 아들의 성격도 걱정이고, 때리는 아이 엄마의 무덤덤한 반응도 화가 납니다.  _강진수(가명. 서울 성북구)


(143호에 이어서)
너는 소중하단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나를 툭툭 치고 때리거나, 나를 예뻐해 준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성추행했을 때 아이들은 헷갈립니다. 나에게 장난을 하는 건지, 나를 좋아해서 하는 사랑의 표현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맞는 것, 원치 않는 성적인 행동을 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을 사전에 아이들이 알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자신을 보호해 주는 사람, 즉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자신을 지키도록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그 일이 생겼을 때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르게 됩니다. 
“맞으면서도 너희하고 놀고 싶어.”하는 아이의 바람을 아니까, 때리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를 이용하고 함부로 대합니다. 무시하고 때려도 다시 놀고 싶어서 올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미리 알려 주세요! “너는 소중하단다.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란다.” “충분히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이란다.”라고 말이지요. 

그 일에서 자유로워지기
괴롭힘을 당한 아이도 마음의 치유가 필요합니다. 피해자 아이가 나중에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이 가해자가 되어 잘못된 행동을 모방하면서 자신의 분노를 풀기도 하고, 자신이 당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정확히 교육받지 못해,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알 수 없어 그리되기도 합니다. 트라우마로 인해 대인관계를 피하거나 우울 증상,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요.  
아드님은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가만히 아이 말을 수긍하면서 들어 주세요. 그리고 대화를 통해 조금씩 아이가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세요. 괴롭힌 아이가 마음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하고,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직접 자신의 감정을 말과 그림, 동작으로 표현하도록 해주세요. 놀이치료나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치료와 같은 심리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지켜보는 아이들
신체적으로 약하거나 지적으로 약한 사람, 장애인과 여성, 어린이, 노인의 인권을 보호해주는 법이 없거나 사회적인 동의가 없으면, 약한 사람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당하고 빼앗길 것입니다. 아이를 보호할 힘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알아야 합니다. 학교 선생님, 어른들, 다른 친구들, 학교 규칙 등으로 처벌을 받거나 하는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고 나쁜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일에 연루가 되거나 목격했을 때, 선생님과 어른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세요. 괴롭힘, 왕따와 같은 친구들 사이의 폭력은 목격하는 아이들까지 방관자로 만들어 정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그 아이들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는 것이지요. 무엇이 옳은지가 혼란스럽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무뎌질 수 있고, 잘못인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 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힘 키워주기 
이렇게 아이들 사이에 괴롭힘이 있을 때 저는 가해자가 교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속상해하는 피해자 가족들과 꼭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아이가 왜 피해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고, 우리 아이에게는 별다른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살펴보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에게 심하게 구타당해 정신을 잃어서 큰일 날 뻔했던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상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 피해자 아이가 무척 행동이 느렸다는 것입니다. 똑똑하고 성격이 좋은 아이지만 느리게 행동하는 것 때문에 더운 날 계속 차례를 기다려야 했던 가해자 아이가 분노를 폭발한 것이죠. 물론 감정이 폭발해서 친구를 때린 아이가 달라져야하는 것이 우선이고 충동조절을 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된 내 아이의 행동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때리지 마!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약한 아이들을 정말 잘 알아봅니다. 힘이 없거나, 덩치가 커도 행동이 느리거나 굼뜬 아이들을 쉽게 알아봅니다. 12월생으로 어리거나 키가 작고, 몸이 약할 때, 운동능력이 부족해서 자기 방어를 잘하지 못할 때,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 말이 어눌하거나, 인지적으로 늦된 경우 모두 아이들이 먼저 알아채고 함부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아이가 때릴 때 “때리지 마!” “때리는 건 나쁜 거야.”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힘을 길러주세요. 목소리도 크게 내고, 다리와 골반에도 힘을 주어 버틸 수 있도록 신체적인 힘도 길러주세요.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감각통합치료나 운동을 많이 시켜주세요. 지금 많이 속상하시겠지만, 이번 일을 잘 이겨내면서 전화위복이 될 수 있고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고 아이가 잘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를 도와주세요! 어머니 힘내세요!!

글_ 손성은 생각과느낌 몸 마음 클리닉에서 아이들, 청소년, 부모님의 마음을 함께 풀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충분한 부모>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거예요>가 있습니다.
그림_ 강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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