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가만히 집중해서 뭔가를 하지 못하고, 쉬지 않고 손을 놀립니다. 진득하게 앉아서 뭔가를 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고, 피아노 칠 때도 집중 시간이 짧아요. 특히 밥 먹을 때, 자꾸만 다른 걸 만지고 다른 델 보내요. 학교 담임선생님도 아이가 행동이 느리고 수업시간에도 딴청을 부리고 하는 행동이 어리다면서, 상담을 한번 받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이가 혹시 ADHD면 어쩌나 싶어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책도 읽어 보았는데,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ADHD 아이는 다른 애들을 때리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하던데, 우리 아이는 그러지 않거든요. 산만한 우리 아이, ADHD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_최미리(가명.  서초구 )


(지난 호에 이어서)
집중은 몸으로 한다_ 많은 부모님이 집중력을 머리의 문제로 생각하십니다. 정신 차리라고 아이를 야단치면서 의지로 노력해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집중력은 몸입니다. 눈과 귀가 적절하게 집중하기 위해서는 몸이 잘 받쳐줘야 합니다. 몸의 관절과 인대에 있는 고유감각, 귀에 있는 전정감각에 계속된 자극이 필요한 아이들은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뇌에 감각에너지를 입력하려고 하지요. 그렇더라도 진중하게 몸에 중심을 잡아주고 버티는 중심근육과 항중력근이 발달하였다면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기도 쉽고, 자세도 좋아집니다. 책상에 앉아서 일어나지 않고 공부하려면 엉덩이와 복근 등 중심근육이 중요하지요. 뱃심(배의 힘)과 뒷심(허리의 힘)이라는 말처럼요. 오랫동안 ADHD 치료를 받았다고 하지만 몸에 중심과 균형이 잡혀 있지 않으면 여전히 구부정한 자세와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ADHD를 치료할 때는 구체적으로 아이가 힘들어하는 증상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감각처리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ADHD 아이 중에는 틱 증상을 함께 보이기도 하지요. 감각을 잘 걸러내지 못해 불편함을 느끼니까 자꾸 몸을 정리해서 개운하게 만들려는 겁니다. 틱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몸이 안정되지 않고 불편한 상태라는 걸 뜻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다양하지만 뇌 신경계의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글 쓰는 게 힘든데_ 눈-손 협응력이 떨어져 쓰기를 싫어하는 산만한 아이들을 다그치거나 야단치며 붙잡아 놓는다고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몸이 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글씨를 쓰는 것도 싫어하고, 쉽게 지치고 피곤함을 느낍니다. 손으로 쓰는 숙제가 너무나 하기 싫을 겁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힘든 작업으로 느껴지니까, 선뜻 할 수가 없지요. 마치 텔레파시나 손가락 클릭으로 모든 것을 하는 별에서 온 아이들이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소 ‘실행’하는 법을 배우는 건가 싶을 정도입니다. 어눌하거나 행동이 느리고 자꾸 바닥에 누우려 하고 늘어지는 아이들은 뇌 신경계의 감각통합 치료를 통해서 중심근육을 발달시키고, 감각처리를 도와주고, 움직임을 개선해 주어야 합니다. 전정감각이나 고유수용성 감각이 둔감/예민하고 통합이 어려워서 나오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자극에 편안해지고, 쉽게 활동할 수 있도록 몸을 도와주어야 하지요. 또 자꾸 급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끼어드는 행동은 박자를 맞추는 훈련과 기다리는 사회성 훈련을 해주고, 역할 놀이를 통해서 친구 사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연습하게 도와주면 좋습니다. 박자에 맞추어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효과적인데, 수영과 배드민턴 같은 운동과 악기 연주와 합주, 합창, 댄스 등이 좋습니다.  

고마운 약물치료_ 뇌 신경계를 개선하는 치료가 꾸준히 필요하지만 현재의 과하고 조절이 안 되는 행동 즉, 수업에 집중을 못 하고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자주 다투고 몸싸움을 하고, 교실에서 나와 혼자 돌아다니고, 위험한 곳에 가 안전에 위험이 있을 때 그리고 집에서도 행동조절이 되지 않고, 매일 가정에서 큰소리가 나고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즉각적으로 아이 행동을 도와줄 수 있는 약물치료는 정말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문제 행동을 하지 않게 되면 새로운 좋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면서 정서도 안정되고 긍정적인 행동도 더 늘고, 좋은 활동에 더 집중하고, 학습에도 더 관심이 생기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약을 쓰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작용이 없도록 적절한 용량으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쓰면 됩니다. 약을 써도 조절이 잘되지 않는 아이들도 있고, 틱 증상이 있어서 ADHD 약물처방을 하는데 제한이 있거나 다른 약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약물치료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아이들은 정말 감사한 것입니다. 

적절하게 일정 기간_ 저는 원래 내담자에게 약물처방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꼭 필요할 때는 일시적으로라도 씁니다. 아이가 약물치료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면 안 쓸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약물치료에 대해 “ADHD 약은 마약이다.” “한번 쓰면 끊기 힘들다.” “부작용이 많다.”와 같은 잘못된 정보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서 아이를 돕지 못하고 괴롭게 놔두는 예도 있을 겁니다. 저는, 다리에 상처가 나서 곪고 있는데 항생제를 쓰지 않고 자연치유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기도 합니다. 약을 처음 처방할 때는 항상 직접 종이에 약의 종류와 용량, 부작용에 대해서 쓰면서 설명해 드리고 부모님이 그 종이로 집에 가서 공부하고, 아이의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함께 약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적절한 약용량을 찾고 조절할 때까지 자주 만나서 아이 상태를 잘 살피고, 점차 아이의 뇌 신경계가 안정화되면 약을 줄이고 끊을 수 있도록 하고요. 괜한 편견으로 약물치료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약물치료로 아이 행동이 개선된다고 해도, 감각통합치료와 운동, 바른 자세로 활동하기, 적절한 신체 자극으로 뇌 신경계 발달을 바르게 도와야만 아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약물치료를 줄이고 끊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한 대로 사랑하기_ 저는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이도 야단 맞고, 현실에 적응하기 힘들어 좌절감을 느끼고, 어려운 점이 많아 속상할 거라고요. 그걸 꼭 기억해달라고요. 부모님들은 아이가 말을 지독히 안 듣고 야단을 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아이 기가 죽을 때까지 얼굴에 웃음이 없어지고 진지해질 때까지 잔소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를 변화시키기보다 아이한테 있는 장점을 죽이는 거고, 잠깐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앞으로 행동 조절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런 뇌 신경계의 특성은 “부모님이 그렇게 낳았기 때문”이라고도 말씀드립니다. 아이도 타고난 뇌 신경계의 특성으로 삶이 힘든데, 잘 안 되는 부분을 아이 탓으로 돌리고 야단만 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죠.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것뿐이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그렇게 각자 자기 분야대로 독특하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모든 사람이 비슷하고 같은 생각만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가요? 조금 더 둥글게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배우면 됩니다. 아이를 야단치기보다, 아이가 갖는 장점을 칭찬해주세요. “너는 창의력이 많구나!”, “넌 예술적이야.” “너는 상상력이 풍부하구나.” “너는 다른 사람을 잘살게 도와주는 능력이 있어.” 그것을 부모님이 인정하고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글_ 손성은 생각과느낌 몸 마음 클리닉에서 아이들, 청소년, 부모님의 마음을 함께 풀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충분한 부모>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거예요>가 있습니다.
그림_  최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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