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6살 딸의 아빠입니다. 제 고민은, 우리 아들이 스킨십을 너무 좋아한다는 겁니다. 저도 좋아하는 편이라 유전이려니 했는데, 아무래도 저보다 더 심한 거 같아요. 제가 소파에 누우면 아들이 이불처럼 포개져 눕고, 엎드려 누우면 등 뒤에서 안고, 무릎 위에 앉고, 잠도 제 옆에서 잔다니까요. 가족에게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농구 교실에서도 남자 농구 선생님 무릎 위에 유일하게 앉는대요. 아기 때 정이 부족하면 그렇다고 하던데…. 하지만 우리 아이는 첫째라 정을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반대로 둘째 딸은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6살답지 않게 말이죠. 애교는 많은데 좀처럼 안기는 걸 달가워하지 않아서…. 너무 과한 오빠의 영향인가 싶기도 하고…. 은근히 신경 쓰입니다. 우리 아이들 좀 특이한 건가요? _이가일(가명. 인천 남구)


성격의 비밀 

같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도 성향이 많이 다르지요? 오늘은 왜 그런지 그 비밀을 알아보기로 해요. 아이들의 행동을 살필 때, 심리적으로만이 아니라 뇌신경계의 문제로 함께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고 돕기도 쉽습니다. 살을 비비면서 안정감을 얻고 기쁨을 느끼는 감각적인 성향은 바로 뇌신경계에 있는 비밀이거든요. 아드님이 사랑을 많이 받고 컸는데도 왜 그런지 궁금하시죠? 아버지 말씀대로 스킨십을 좋아하는 성향도 닮습니다. 얼굴이 닮듯이 뇌신경계의 성향도 닮는 것이지요. 


참을 수 없는 감각의 예민함

사람마다 느끼는 감각이 다릅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얼른 귀를 막는 아이들이 있지요? 같은 소리를 들어도 쉽게 놀라고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고, 태연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타고난 감각에 따라 성격도 달라집니다. 감각이 예민하면 겁이 많은 성격이 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예민하기 때문에 특정 감각을 피하려는 감각 회피형 행동을 하게 됩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한번 살펴볼까요? 활발한 아이가 있고, 움츠러들고 조심성이 많은 아이가 있지요. 지나치게 활발한 아이들은 감각 추구형으로 산만해서 행동조절이 안 되거나, 위험한 놀이를 많이 해 잘 다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잘 안 움직이는 아이들은 감각 회피형입니다.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전정감각이 예민해서 새로운 활동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쉽게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운동신경의 발달도 잘되지 않게 됩니다.  


“왜 이렇게 치대니?”

촉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촉각이 예민한 아이는 다른 사람이 안아주는 것도 싫어하고, 모래를 밟거나 만지는 것도 싫어합니다. 반면에 촉각으로 행복을 느끼는 아이는 자꾸 사람 몸에 기대고 비비거나 좋아하는 인형을 안고 있으려고 하고, 엄마 머리카락을 만지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성향이 지나치면 사회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겁니다. 또래보다 어린 행동으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뜻밖에 성추행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감각 균형 맞추기 

저는 오감의 균형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해서 설명해드리곤 해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전정감각, 고유감각 등 우리 몸에 있는 다양한 감각들이 있지요. 이 감각들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지 않으면 그중 한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해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귀가 밝아서 다른 사람이 쉽게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감별해 내는 것처럼요. 그래서 지나치게 한 감각이 예민하거나 반대로 둔감해서 문제 행동을 보일 때는 둔감하고 잘 열리지 않은 감각을 깨우고 넓히면서 감각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다양한 신체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기분 좋은 상태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 꽃향기나 허브 잎 냄새를 맡고 깊은 호흡을 하는 것, 숨이 차게 뛰는 것, 그네, 미끄럼, 정글짐 등 다양한 놀이터 활동을 하게 해주세요. 신기하게도 이런 활동이 아이의 과도한 신체 접촉 성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글_ 손성은 생각과느낌 몸 마음 클리닉에서 아이들, 청소년, 부모님의 마음을 함께 풀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충분한 부모>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거예요>가 있습니다.

그림_ 최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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