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뭐예요? 

“요즘 TV를 켜면 ‘미투 운동’이라는 말이 자꾸 나와. 엄마 아빠한테 그게 뭐냐고 물어봤는데 애들은 알 필요 없다면서 안 가르쳐 주셔. 나는 너무 궁금한데…. 어른들은 자꾸만 어린이는 몰라도 된다고 하는데, 어른이랑 우리랑 똑같은 세상에 살잖아. 누군 알고 누군 몰라야 하는 게 어디 있냐! 여하튼, 재원아 넌 미투 운동이 뭔지 알아?” 나미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재원에게 물었어요. “사실은 나도 무척 궁금했는데, 아무도 안 가르쳐 주더라고. 선생님께 물어보자.”
미투는 영어 ‘Me Too’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에요. 한국말로는 ‘나도.’라고 번역할 수 있죠. 그런데 미투 운동의 미투에는, ‘너만 그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라 나도 당했어. 그리고 그런 일을 당한 것은 네 잘못이 전혀 아니야.’ 라는 뜻도 함께 담겨 있어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천천히 생각해 볼까요. 
‘#MeToo’ 미투라는 말에 해시 태그를 달아서 하나의 운동으로 퍼뜨린 사람은 미국에 사는 여성, 타라나 버크(Tarana Burke)에요. 어느 날 버크에게 13살 여자가 말했어요. 누군가가 자기의 몸을 만지면서 나쁘고 싫은 행동을 했다고.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버크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그 뒤 다시는 그 여자를 만나지 못했고, 버크는 그때 아무 말도 못 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어요. 자기가 겪은 나쁜 경험을 말하던 13살 여자에게 ‘나도 그랬어.’라고 했었다면, 그녀는 자기만 그런 걸 겪었거나 또는 자기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 말을 못한 것이 무척 후회되었어요.
10년의 세월이 흐른 2006년, 버크는 상대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강제로 나쁜 말과 행동을 하는 등의 폭력을 당한 사람들이 혼자 속으로 끙끙거리며 힘들어하지 말고 그 경험을 밖으로 말하자는 운동을 미투라는 말을 써서 시작했어요. 버크는 성추행,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도와주기 위한 조직도 만들었어요. 그렇지만 2006년 당시에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미투 운동을 알지 못했어요.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사실상 이렇게 자신에게 일어난 나쁜 일을 숨기지 않고 말함으로써 그 행동이 틀렸음을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것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거예요.
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이 미투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7년 10월에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 만드는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많은 여성에게 몹시 나쁜 일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였어요. 미국 잡지 <타임>에서는 버크를 포함해서, 여성에게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운동을 벌인 여러 명의 여성을 ‘침묵을 깨는 사람들(silence breakers)’이라고 부르면서 ‘2017 올해의 인물’로 뽑았어요.
이 운동이 왜 중요한 것일까요? 이 이야기가 정말 어른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요? 아니랍니다.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요. 


●해시 태그_ 해시 기호 ‘#’ 뒤에 특정한 단어를 써서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쓰면, 그 단어에 관한 글을 모두 모아서 볼 수 있어요.






‘미투 운동’이 뭐예요? ②



지난 시간에 이어서 ‘미투 운동’에 관해 이야기해 볼게요. 미투 운동을 잘 이해하려면 우선 우리의 몸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편의상 사람을 몸과 정신으로 나눠요. 그렇지만, 실제로 몸과 정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몸은, 우리를 한 명의 고유한 사람으로 만드는 마음과 정신이 모두 담겨있는 자리예요. 그래서 우리 몸은 아주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해요. 내 몸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에요. ‘내 몸의 주인은 나!’ 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친척․친구․아는 사람이라 해도 나의 몸을 허락 없이 함부로 만지면 안 돼요. 내 몸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곧 나 전체에게 함부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런 소중한 몸에 내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하거나 아주 기분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떤 때는 싫다는 표시를 해도 억지로 힘을 써서 그렇게 하기도 해요. 이렇게 누군가의 몸에 그 몸의 주인이 불쾌하게 느끼는 말을 하는 것은 성희롱이라고 하고, 힘을 써서 원하지 않는 행위를 강제로 하는 것은 성추행, 성폭행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일컬어서 성폭력이라고 하고요. 이런 말들이 조금 어렵나요? 하지만 여러분도 알고 있어야 해요. 이런 말은 자기에게 또는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이름표 같은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일은 어른들에게 만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일어나고 있어요.
도대체 누가 다른 사람의 몸에 이런 일을 할까요? 대부분 힘이 센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해요. 이 힘은 신체적인 힘만이 아니에요. 성별에 따른 힘 또는 나이나 위치에 따른 힘 등 다양한 종류의 힘이 있어요. 보통은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없어서 여자가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어른이 나이와 힘을 이용해서 어린이의 몸에 함부로 나쁜 일을 하기도 해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분명하게 큰소리로 “싫어(요), 안 돼(요).”라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혀야 해요. 그런데도 멈추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그럴 때는 믿을 만한 사람에게 그 일에 관해 말하고 도움을 청해야 해요. 정말 마음이 힘들고 속상할 거예요. 그렇지만 당한 사람 잘못이 아니라 나쁜 일을 한 사람이 잘못한 거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해요.
우리 모두는 내 몸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야겠지요? 그래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말 신나고 살기 좋은 곳이 되거든요. 힘센 사람이 힘없는 사람의 몸을 함부로 대하는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평화롭고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으로 즐겁게 살 수 없어요. 미투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내 몸과 다른 사람의 몸이 똑같이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어른이든 아이든 남자든 여자든 높은 지위에 있든 낮은 지위에 있든 모두가 다 소중하고 평등한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몸에 관해 함부로 말하거나 그 어떤 나쁜 행위도 해서는 안 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미투 운동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내용이에요. 자, 다음 시간에 오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해요.






‘미투 운동’이 뭐예요? 

미투 운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이에요. 오늘은 미투 운동이 도대체 왜 중요한지 말해 볼게요. ‘미투(나도 그래 MeToo)’는 ‘위드유(너와 함께 WithYou)’라는 의미가 같이 담겨 있어야 해요. 깜깜한 숲속을 걸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봐요. 그 길을 혼자서 걸을 때는 굉장히 무섭겠지요? 그런데 여러 사람이 함께 걸으면 무섭지 않아요. 나쁜 일을 당한 사람은 그 뒤에 마치 깜깜한 숲속에서 혼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렇지만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라면, 자기가 당한 일을 말할 힘이 생기고 그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그런 범죄를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지요.
다른 사람의 몸에 함부로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어른만이 아니에요. 아이 사람도 있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게 아니라, 자기보다 약한 사람(또는 그렇게 보이는 사람)에게는 마구 대해도 된다는 걸 자기도 모르게 배운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의 몸을 절대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나의 몸이 중요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몸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기 바라요. 여러분은 자기보다 약하거나 힘이 없다고 마구 업신여기고 다른 사람들의 몸을 보고 놀리거나 마구 취급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해요. 누가 그러면 “그것은 나쁜 일이니 그러면 안 돼(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요. 그리고 누군가 그런 일을 당한 것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서 어려운 일을 당한 친구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해요.
미투 운동은 첫째 사람의 몸은 자기 자신이 주인이라는 것, 둘째 자신은 몸은 물론 다른 사람의 몸도 절대로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고 소중한 것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 셋째 나쁜 일이 일어난 사람은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나쁜 일을 한 사람이 문제라는 것, 넷째 나쁘고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혼자 내버려 두지 말고 함께 헤쳐 나가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 다섯째 다른 사람 몸에 나쁜 일을 한 사람은 그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섯째 나쁜 일을 당한 사람들이 깜깜한 ‘피해자의 방’에서 나와 당당하게 이 세상을 바꾸는 사람 즉 ‘변화의 에이전트(agent)’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어요.
미투 운동은 성추행이나 성폭력에 관한 것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의 몸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곳이 아니라, 힘에 상관없이 누구나가 다 소중한 사람으로 귀하게 여겨지는 곳이어야 해요. 미투 운동은 우리가 이런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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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강남순 미국 텍사스의 대학교에서 철학과 종교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에요. 지은 책으로는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정의를 위하여> <용서에 대하여> <배움에 관하여> <페미니즘과 기독교> 들이 있어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말로 생각하고, 꿈꾸고, 글 쓰고, 가르치며 살고 있답니다.
그림_ 백두리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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