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 않은 곳

내 설음이 가장 깊어지는 유월입니다 그것도 모른채 불두화는 피어주고 ...

작성일 작성자 로마병정






신푸녕스러운 잎사귀들이 삐죽 삐죽 솟아 날 땐 

무심히 지나치게 되던 불두화

슬금 슬금 꽃송아리들이 커질 때 쯤엔 

뻔질나케 옥상을 오르게 됩니다


계단을 오를 핑계거리 찾느라

옥상에서 커피 마시자 조르는 영감님입니다

밤도 낮도 없이 ....^^





전립샘암 영감님의 병명입니다

2월 초까지  27회의 방사선 끝내고

치료전 12월에 육개월 지속된다는 홀몬주사 맞고

그거 다시 맞을 육개월 되는 날이 6월 3일













노친네 둘 앞서거니 뒷서거니 새벽부터 서둡니다

치료 시작 할 때 노상 바래다 드릴수 없어 죄송타는 아들

고생하지 말고 택시타시라 받은 거금 백오십여 만원 

눈 수술 하는데 털어 붓고 늘 빠스로 달립니다 ...^^















잠못들며 서성이는 환자들로 검사실은 늘 만원

두어시간 전에 피를 뽑아야 오늘 진료를 봅니다 

피빼고 허기 때우느라 식당으로 내려섭니다

꼬르륵 꼬르륵 위에선 이미 아우성 ...^^













넓고 깨끗하고 향기롭고

곳곳이 꽃으로 잘 꾸며진 병원의 정원

몇바퀴 서성이다 진료실 앞에 좌정했습니다

몇십석의 대기 의자가 벌써 꽉 찼습니다.














호명에 뛰어 들어가니

안색이 온통 웃음꽃인 박사님

차트를 들여다 보시며 아주 아주 좋습니다

오늘 홀몬주사 맞고 안녕히 돌아가셔요.













고오마압스읍니이다아 ...

방사선 끝낸 날마다가 내겐 천국이 아닙니다

처음이 아닌 병수발인데도 여전히 녹녹칠 않네요

먹거리에 균이라도 들어가면으로 꿈속에서도 노심초사입니다.  













정작 환자인 영감님은 피곤한걸 모른답니다 

공장을 하던 젊어 세월 부터 피곤이란 절대 몰랐구요 

많이 먹으면 살찐다며 초과 식사량은 단호히 거절

85세가 무색하게 빤질 빤질 젊습니다 ...^^









어느땐 내가 여섯살 위 누이라도 곧이 듣습니다

워낙도 못생겼지만서두 ...^^




멀뚱 멀뚱 잠이 오질 않는 밤이 많습니다

유리막을 떼어낸 천정등이 처량해 보입니다


내일날을 위해 억지로 자보자 눈을 감으면 

아버지 이북으로 납치 당하시기 직전 모습에서 부터

고생문이었던 팔십여년 내 세월이 주마등이 됩니다


포가 터지면서 사방으로 흩어져 박히는 파편

그 파편 막느라 창마다 못으로 이불을 치시다가  

그 망치 놓으신채 그대로 잡혀 가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입니다.


등록금 채근이 두려워 화장실로 숨어들던 학창시절

교복을 아직 갖춰 입지 못하고

호랑이 주번언니들 피해 숨었다가

한쪽 눈 살짝 감아주신 수위아저씨의 미소 사이로 

쏜살처럼 교실 향해 달리던 아픈 세월들

참 긴 세월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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