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글/ 메라니
나뭇가지 위 홍시 하나 내가 따 먹을까?
까치 손님 오면 대접할까?
고민하는 순간
그만 홍시는 땅 아래로 굴렀네
가을 손님 다가오니
마음은 급하게
세월에 쫓기는 듯 달린다
작은 소망 하나 잠 이루지 못하고
기도했지만
이루어질까?
걱정으로 가을밤 꼬박 새운다
풍요가 들판을 달리고
농부의 마음 부자 되어 춤춘다
돌아가는 물레방아
하얗게 찧은 곡식 낱 알들
쏟아지는 즐거움
아낙 손길 바삐 움직인다
바람 따라 날다
눈길 돌리는 참새 떼
모 이쪼는 모습
쥔장 허락 없이 쫓아먹는다
세월은 그렇게
모든 삶을 싣고 물 흐르듯 흐른다
2019 11 1
머뭇거리는 시간 보내는 한나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