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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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니와 ·詩

결혼 기념일

산란 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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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결혼기념일

글/ 메라니

 

그냥 가만히 생각만 해도 부푼 듯 황홀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나를 슬프게 한다

푸릇함이 온 세상을 뒤덮는 듯 오월의 여왕 장미의 계절

아카시아 향기 짙은 계절에 스물 다섯 해를 넘기는 5월 18일

메라니의 결혼식이 이루어지던 날이다

유난히 뽀얀 살결을 간직한 여자 누가 봐도 안고 달아나고 싶다고 했다

시댁하고 결혼식의 절차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 메라니

결혼식을 시골에서 한 바탕 구식 혼례로 치르고

이튿날 서울로 올라 와 신식 결혼식을 을지 예식장에서 올렸어야 했다

친정 아빠께서 막무가내로 우기신 일로

양 쪽 집안이 이해를 한끝에 고의 아닌 두 번의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봄의 화창한 푸릇함이 온 세상을 파랗게 물들인 그날

을지 예식장엔 열여덟 쌍인 신랑 신부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중에 3번 실에 있는 신부를 보러

이 방 저 방 손님들이 난리법석이었다

이유인즉 신부가 너무나 아름다워 배우냐 뭐냐

우리도 저런 며느리 얻고 싶었는데

속닥 속닥 난리 치는 인파들로 아우성이었다

메라니의 드레스 입은 모습이 아빠가 보시기에도 으쓱하셨다니..

 

혼례식을 치르고 친정 나들이한 후

이튿날부터 한의원으로 출근한 메라니

약과의 전쟁을 치루는 일상에 세월 가는 줄 모른 채 달리고 달렸다

새벽시간 첫 닭 울면 일어나 약 짓고 달이는 것 직원에게 부탁한 후

차 트렁크 안엔 약 달인 것들로 가득 채운 뒤

경기도를 돌고 도는 하루의 바쁜 일상을 야생마처럼 달렸다'

노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집으로 오면 내일의 한약재를 주문하고

장이 서는 곳으로 각종 약재를 구입하러 달려야 했다

 

결혼을 사람하고 한 것이 아니라 일과의 결혼식같이 말이다

지금은 한약 말만 들어도 마음이 바쁘다

태산처럼 쌓이는 듯한 수입이 들어오는 일로 몸이 상하는 일도

몸이 성한 곳 없이 아파도 모르고 차를 몰고 달렸다

 

사람의 삶이 이렇듯 즐겁고 부러움 없이 살아왔다는

정직한 모습이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채 살아간다

희망도 소망도 함께 실어보는 인생 역마차를 타고 즐 기차게 달린다

 

2020 5 19

결혼기념일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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