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매는 쓰다 남은 종이 한 장도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어릴적 그 절약이 못마땅하여

" 어매 헌 것 쫌 내삐러뿌고 새 것 쫌 쓰세. 어이?"

" 헌 양말 하고 빵구난 고무신은 쫌 새걸로 사주게. 어이 어메."

하며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대들었는데

 

세월 흘러 내 어미 되고 보니

월급 꼬박꼬박 타도 삼남매 키우기 벅찬데

많지 않은 농사 지어 구 남매 키우던 어메는

얼마나 허리띠 동여매야 했을까를 어렴풋이 알것 같다.


어매가 살아계시면

쓰다 남은 양파망은 깨끗이 씻어 놓았다가 산나물이나 고사리 뜯어 말려 넣어두거나

땅콩이나 콩을 넣어 통풍 잘 되는 처마끝에 달아두는데 썼을 것이고,

몇 번을 썼더라도 찢어지지 않은 비닐은

씻어서 다시 고추를 말릴 때나 작은 텃밭의 이랑을 덮는데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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