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조상을 섬기고 집을 찾는 손님들을 맞이하며(봉제사(奉祭祀)접빈객(接賓客)) 살아온

 퇴계종가 15대 종손이신 '이동은' 옹이

지난 23일 별세하셔 오늘 도산면 토계리 종가 근처 선영의 종부님 곁으로 돌아가셨다.

 

고인은 수년전까지만해도 매일 아침 일어나 의관을 정제하고 사당에 들어 조상께 문안인사를 드렸다.

 일반적인 가문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나 행사가 있을 때면 도포를 입는데

고인은 제사가 아니면 절대로 도포를 입지 않으셨다.

 

생전에 어른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하였을 때도

도포가 아니고 심의를 입으시고 흰색 코고무신에 버선을 신으셨다.

 

고인은 백수를 바라보는 연세에도 기꺼이 응해주셨지만

대형카메라의 단점인 노출 조절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렇게 실패한 것이 못내 아쉽다 .

 

마음대로 걷지 못하셨을 때도 유모차에 의지해 마당을 다니시다 손님들이 오시면 담소를 나누시던 고인

여막과 파록(派錄. 고인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글)이 설치된 종가 사랑마루.

이제 어쩌다 들리면

사랑방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라 손짓하시던 고인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고 아쉽다

 

장례 소임을 맡은 집사명단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500여명의 조문객이 발인에 참석했다니

고인의 명망이 짐작된다 

무겁고 힘든짐 지고 살아오신 고인.

 이제 그 짐 벗은 홀가분함으로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길 빌어본다 

16대 종손이 되실 맡상주 이근필(맨앞)옹과 차종손 치억(세번째)씨가 슬픔을 안고 운구를 따른다

 

 

 

고인의 마지막(?) 친필

올곧은 선비정신을 후손들에게 전해주신 퇴계선생의 종손답게

글이 '수신십훈'이다.

 

이제  우리의 전통을 고집하던 한 분 어른이 저세상으로 가셨다.

세상은 또 그만큼의 전통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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