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보는 세상

풍년가를 부르는 고향의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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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은 유난히 무덥던 날씨라 언제 가을이 올까 싶더니만 벌써 가을이 깊어졌네요.

추석을 보내고 난 후 서울로 올라가던 길,

10월 초순에 만났던  고향 들녘은 긴 더위와 태풍을 이겨내고 

황금물결로 일렁이는 모습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리고 그 들녘은 바로 아버지의 들녘과 겹쳐졌습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제법 많은 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9남매 키우고 공부를 시키느라

늘 보리밥이나 조밥을 주로 먹었던 내 눈에는 황금들판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보리쌀과 좁쌀이 훨씬 많던 밥을 먹던 우리들은

아버지의 쌀이 거의 다인 밥이 남기를 기다리면서 숟가락을 천천히 놓았거든요.

그러나 이제 먹을 것이 흔하디 흔한 지금

쌀밥을 '이밥'이라고 부르며 제삿날을 기다리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광명의 해저무는 들녁에서 만난 엄마와 두 아이들.

어릴 적 부모님들이 일하시던 논밭이 놀이터였던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면 또 다른 행복한 모습에 가슴 따스해집니다.

 

 

 

 

 

 

 

지난 주말에 내려온 고향에서 만난 가을 들녘은 가을걷이기 한창입니다.

지난 여름 흘린 땀의 결실이 영글어 트렉터로 베고, 벼를 털어내는 모습은

낫으로 나락을 베서 탈곡기로 털던 어린시절을 보낸 내게는 또 다른 풍요를 의미합니다.

 

 

 

 

 

 

가을이면 눈코뜰새도 없이 바쁜 아버지는 서리 내린 새벽을 달려 들판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일찍 논으로 향했던 아버지는 나락을 베느라 허리 펼 틈도 없이 일하시다가

학교 가는 길에 아침밥을 들고간 우리들에게 늘 다정하고 밝은 웃음을 주셨지요.

그 웃음 속에서 우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 들녘에서 자주보는 풍경이지요.

소의 사료로 보관하기 위한 이두루마리는  농촌의 새로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렇게 논바닥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하는 요즈음 농촌의 모습을 보면

하루종일 등짐으로 벼를 집으로 옮기던 아버지의 굽은 등이 생각납니다.

연세가 드셔서 허리가 많이 굽으셨을 때는 지게가 등에 있어야 허리가 덜 아프시다고 하시던 아버지,

이제 앉았다가 일어설 때면 등을 지탱해주는 무엇이 있으면 편해지는 나이가 되니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게 허리 펼 날 없이 일하셔서 번 돈으로 9남매 키우고 교육 시켜서 모두 출가시킨 아버지.

"니들은 부족한 것이 많았을지 모르지만 내가 참 많이도 벌었제. "

라고 하시던 말씀이 3남매를 공부시키고 결혼을 시킬려고 하니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팔순이 훨씬 넘어서까지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

 모내기 철이면 하루 다녀오고,

사과 따는 철이면 며칠 다녀오고,

그런걸 우리 딴에는 열심히 거든다고 생각을 했지만

아버지의 힘든 농사일에 얼마나 힘이 되었을지 .....

지금 생각하면 거든다고 생색을 냈던 지난 날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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