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눈이나 비가 내린다는 어제

김장을 하러 고향으로 오는 버스에서 바라본

주변의 풍경은 아직 겨울이 깊어졌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아직 눈이 내려 산과 들을 덮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려오는 버스가

산으로 둘러싸인  원주치악산 휴계소도 지나고

산이 높은 죽령 터널도 지났지만

창 밖의 풍경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영주를 막 벗어난 어느 지점부터인가

산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마치 제가 깊은 겨울로 가는 버스로 갈아탄 것 같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슬쩍 지나간 비가 서리꽃으로 피어난 것 같습니다.

서리꽃이 이런 아름다운 옅은 수묵담채화를 만들어내는 날

 고향 오는 길이 마냥 행복합니다.

어릴 적에 너무도 많이 모았던 풍경이라 더욱 그렇지요.

 

 

흐릿한 날에 아련하게 핀 서리꽃을 보며 유안진 시인의 시로 마음을 표현해봅니다.

 

 

 

 

 

 

 

 

 

 

 

 

 

 

 

 

서리꽃

 

유안진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를 쓴다

무릎까지 시려 오면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임자없는 한줄의
시(詩)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마음을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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