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먹고 살았던 음식을 먹고 싶어하나보다.
이렇게 날씨가 춥고 스산한 날에는

따스한 아랫목에서 감을 먹고 싶어진다.
감도 단감이 아니고 토종 감을

그것도 꽁꽁 언 홍시와 곶감을 먹고 싶다.

 

 

 

 

 

 

 

어릴 적에 과일이라고는

여름에 먹던 까칠복상(토종 산 복숭아)과

가을철의 감과 고염이 전부였었다.

그렇게 귀하던 과일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에는

감이나 고염은 먹고 남아 팔아야 될 만큼 풍부했었다.

 

 

 

 

 

 


 고염은 가을걷이가 끝난 겨울초입에

나무 밑에 멍석을 깔고 막대기로 털어서 큰 독에 저장했다가

겨울이 되어 푹 삭으면 먹었다.

고염은 씨도 많고 먹고 나면

지독한 냄새의 가스 배출로 인해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감은 초여름 감꽃 따먹기를 시작으로 하여

 우리들의 훌륭한 간식꺼리가 되어주었다.

 

 

 

 

 

 초여름 감꽃을 주워 먹고 나서 

얼마 쯤 지나면 감 알이 간난 아기 주먹 만해지고

우리들은 그때부터 감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은 항아리에 감을 담아

아랫목에 하룻밤을 재워 단맛을 내는 침수를 담아먹었다.

홍시가 되기 전에 완전히 익으면 감을 깎아 곶감을 만들게 되는데

 초가지붕 위에 말려놓은 곶감이 삼분의 이 쯤 말랐을 때

부모님 몰래 훔쳐 먹던 그 쫄깃거리는 달콤한 맛은

지금 생각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감 맛의 진수는

겨울밤 뒤뜰 처마 밑 궤짝에 보관해 둔

꽁꽁 언 홍시를 화롯불에 녹여먹는 그 맛이었다.

그런 때에 제사라도 지내고 난

시루떡이라도 곁들이면 금상첨화가 된다.

그렇게 추억이 깃든 홍시와 곶감,

요즈음 들어 부쩍

그 홍시와 곶감이 먹고 싶은 걸 보니 늙긴 늙는가 보다.

 

 

 

 

 

 

 

그래서 올 겨울에는 홍시 만들어 먹을 토종 감 한 상자 사서

홍시로도 먹고 얼려서 아이스크림처럼 먹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먹고 싶은 홍시도 껏 먹지를 못한다.

예전 먹고 또 먹어도 소화가 되던

그 때처럼 소화를 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먹을 것은 흔전만전인데

몸이 말을 듣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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