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겨울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이런 날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생각은 곧 두 편의 시로 대변된다.

 

 

 

 

 

 

 

 

 

나무처럼

     - 오세영 -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 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히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듯

 

 

 

 

 

 

 

 

 

나목

      - 유창섭 -

 

칼바람 눈밭 속에서도

나무는 당당하다.

 

꽃을 피워내며 몸을 낮추고

잎을 거느리며 가지를 늘어뜨리고

열매를 키우며 몸을 숙이던

나무는

잎도 열매도 모두 내려놓고

겨울날부터

차가운 바람

살이 터지는 추위에도

더욱 몸을 꼿꼿이 세우고

어찌 당당히 맞설 수 있는지

 

욕심도 버리고

빈 몸이 되면

떳떳할 수 있다는 걸

침묵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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