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을 따라 오르는 팔달산 길은
꿈틀거리는 성벽에 취해있다가 보면 빼꼼히 고개 내미는 아이들이 있다.
마치 나도 좀 봐주고 가라는 듯이 말이다.
이런 예쁜 녀석들이 있기에 화성을 따라 걷는 길은
어느 날 어느 때에 걸어도 심심하지 않다.
나는 오늘도 개망초, 인동초꽃, 애기똥풀, 메꽃, 멍석딸기, 뱀딸기, 토끼풀, 씀바귀 등
어릴 적 보던 작은 꽃들과 즐겁게 놀다 왔다.
얼마 전 수원선경도서관에서 익힌 이성선 시인의 '저녁밥' 이란 시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저녁밥
- 이성선 -
나는 저 산을 모른다
모르는 산 속에 숨어 피는 꽃
그것은 나의 저녁밥이다.